왕이, 탈레반 2인자 왜 만났나···아프간 '1조弗 희토류' 부국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4:55

업데이트 2021.08.18 15:31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바라다르 탈레반 부지도자. [중국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바라다르 탈레반 부지도자. [중국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스가니스탄(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아프간에 부존된 최소 1조 달러(1175조 9000억원) 규모의 희토류에 중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아프간 희토류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 미·중 경쟁에서 유리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제품에서 첨단산업까지 폭넓게 사용
시장 주도하는 중국, 희토류 무기화 우려

미국 CNBC 방송은 17일(현지시간) 아프간에 수조 달러 규모의 희토류가 부존되어 있으며 중국이 아프간의 희토류를 이용하려고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산운영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신흥시장 부채담당 이사인 샤말리아 칸은 CNBC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다는 것은 이 지역의 희토류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탈레반이 희토류를 가지고 국제사회에 '위험한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품은 물론이고 전기차, 인공위성, 항공기 등 첨단산업에도 쓰이는 금속이다. 아프간에는 란타늄, 세륨, 네오디뮴 등 희토류 원소를 비롯해 알루미늄, 금, 은, 아연, 수은, 리튬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아프간 한국대사관이 공개한 자원현황에 따르면 아프간 내 희토류 매장량은 약 140만 t(톤)에 이른다.

워싱턴 주재 아프간 대사관 외교관 출신인 아흐마드 샤 카타와자이는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에 실린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아프간이 보유한 광물과 희토류의 가치를 1조~3조 달러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올해 초 아프간 희토류 가치를 약 3조 달러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아프간 희토류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미국이 20년 만에 아프간에서 발을 빼면서 접경 국가 중국과의 관계가 새 국면을 맞고 있어서다. 중국의 아프간 외교는 미군이 최대군사기지 바그람에서 철수를 시작한 지난달 초부터 발 빠르게 이어졌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아프간 인접 국가를 순방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탈레반의 이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톈진(天津)으로 초청해 회담을 했다. ‘예방 외교’ 성격이 컸지만, 실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중국의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넘어간 뒤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염원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아프간 탈레반 등과 연락과 소통을 유지해, 아프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샤마일라 칸은 "중국이 아프간에 빠르게 손을 내민 것도 희토류와 같은 매장 자원이 이유일 수 있다"며 "중국이 탈레반에 대한 경제적 원조를 위한 동맹을 맺으려 한다면 국제사회는 중국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희토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 지질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부존량은 4400만 t으로 전 세계 1위다. 이에 비해 미국의 부존량은 140만 t이다. 생산량 차이도 크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24만 t인데 중국에서만 14만 t을 생산했다.

중국은 2019년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며 위협 수단으로 삼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의 중국 희토류 수입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희토류 사용량의 약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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