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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차에도 또 정해영...윌리엄스 감독이 믿고 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올해 유난히 칭찬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만 스무살인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다.

투구하는 정해영. [연합뉴스]

투구하는 정해영. [연합뉴스]

정해영은 올 시즌 전반기에 31경기에 나와 33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5승 4패 15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43으로 준수했다. 정해영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원래 마무리 투수였던 전상현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갑자기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이제 프로 2년 차인 그에겐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특히 평균 구속이 시속 140㎞ 중반대인 그에게 위압적인 투구를 보여줘야 하는 마무리는 버거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기 상황에서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작년에는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였는데, 올해는 포크볼을 슬라이더와 비슷한 비중으로 던지고 커브도 던지면서 무기가 많아졌다. 윌리엄스 감독이 "판타스틱"이라고 칭찬한 이유다.

그러나 정해영은 한 달이나 쉬고 나온 후반기 시작이 불안했다. 지난 10일 광주 한화전에서 9회에 나가 1이닝 동안 안타를 한 개도 주지 않고 삼진 2개로 무실점해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 다음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무너졌다. 지난 11일 광주 한화전에서 7-3으로 앞선 9회 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한화 최재훈에서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지난 14일 인천 SSG전에서도 2-1로 앞선 9회 말에 등판해 상대 선두 타자 김강민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경험이 부족한 정해영에겐 큰 시련일 수 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정해영에게 무한한 믿음을 보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전을 앞두고 "오늘도 마지막에 1점 차 박빙이라면, 역시 정해영을 등판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구속과 몸 상태는 괜찮았다. 힘든 상황에서 나가는 게 마무리 투수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우천취소로 빗속에 몸 던진 정해영. [연합뉴스]

우천취소로 빗속에 몸 던진 정해영. [연합뉴스]

정해영의 마무리 보직 첫 해 성공 여부는 이 위기를 잘 넘기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전반기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30세이브도 가능해 보인다. 타이거즈 역사상 30세이브를 기록한 소방수는 선동열, 임창용, 윤석민 뿐이었다. 임창용은 만 22세였던 프로 4년 차(1998년 34세이브)에 이뤘지만, 선동열과 윤석민은 선발로 경험을 쌓은 후 이룬 기록이었다. 그만큼 마무리는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가 성공한다.

KBO리그 전체를 봐도 스무살에 30세이브를 올린 투수는 드물다. 지난 2019년 프로 3년 차에 마무리가 된 고우석(LG)은 당시 37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만 21세였다. 엄청난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정해영은 마운드 밖에서는 풋풋한 스무살이다. 그는 지난 5월 "마무리 시켜주니까 하고 있다. 안 좋았던 경기는 자고 일어나면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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