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엔 '너 죽을래?' 한수원엔 '인사 불이익' 압박"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3:36

업데이트 2021.08.18 18:56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앙포토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앙포토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거론하며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압박했다는 내용이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소장 내용

대전지검이 지난 6월 30일 직권남용·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백 전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 사장 등에 대한 공소장에는 “백 전 장관 등 산업부 관계자들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여부 및 시기 등 한수원의 자율적인 결정 영역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백 전 장관 등이) 정 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들에게 2018년 6월경까지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 등을 가할 듯이 압박했다”고 적혀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백 전 장관 등의 행위가 채 전 비서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검찰은 공소장에 “채 전 비서관은 백 전 장관 등 산업부 관계자들에게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이행 방안과 관련해 이사회 통과 가능성, 야당·언론·노조의 반대 입장, 대규모 손실 및 비용 보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추진해 왔던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 가동 후 중단’ 방안을 포기하고 2018년 6월까지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월 9일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전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월 9일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전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공소장에는 백 전 장관이 2018년 4월 산업부 공무원으로부터 ‘월성 1호기를 2년 반 동안 한시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자 “너 죽을래”라며 즉시 가동 중단 취지로 재검토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은 2018년 4월 3일~6월 15일 사이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이 한수원에 손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더라도 손해를 보전해 줄 의사가 없었는데도 국정과제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신속히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목적으로 정 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들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따른 조기 폐쇄로 한수원이 1481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손해를 예상하고도 보전 의사도 없이 한수원에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게 한 뒤 한수원의 자발적인 결정인 것처럼 꾸몄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안건인 백 전 장관의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 추가 기소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백 전 장관 측은 이에 대해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기사업법 시행령 등 관계법령에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한 비용 보전 근거가 마련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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