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비싸 빌라 전세 구했는데...강서구 신축 빌라 80% '깡통주택'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2:08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많다. 그런데 최근 신축빌라가 다수 들어선 강서·도봉·금천구 등에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강서구에선 올해 상반기 거래된 신축빌라 전세 10건 중 8건이 깡통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방, 올해 상반기 서울 신축빌라 전세 거래 조사

1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지어진 신축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2752건을 조사한 결과 전체 26.9%(739건)이 전세가율 9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19.8%(544건)에 달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서구의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거래된 전세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 90%를 넘어섰다. 특히 화곡동(252건)에서 거래된 전세가 강서구 깡통주택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입주한 화곡동 A빌라의 경우 올해 2분기(4월~6월) 전용면적 29.39㎡가 전세, 매매 모두 2억94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가율이 100%에 달한다. 확인 결과 화곡동 일대에는 이런 전세가율 100%인 빌라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는 40건 중 전세가율 90%를 넘는 전세가 22건(55%)에 이르렀다. 금천구도 121건 중 62건(51.2%)으로 깡통주택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은평구는 134건 중 57건(42.5%)으로 나타났다.

다방은 "전세가율은 상반기 매매된 매물과 소수점까지 같은 면적의 집을 기준으로 구했다"며 "면적이 소폭 차이 나는 사례와 깡통주택 기준을 통상 매매가의 80%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축빌라에서 깡통주택이 많이 나타나는 건 매수자를 수월하게 찾기 위해 빌라 건설 사업자가 준공 이후 세입자를 먼저 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끼고 매수자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이런 식의 거래가 빈번하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 만기 이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데다, 빌라 특성상 매매도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으로 신축빌라를 중심으로 깡통주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빌라의 경우 아파트만큼 매매가 쉽지 않고, 시세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일부 떼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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