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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못찾을 때 산소만이라도.." 의료비상 日 도쿄, '산소 스테이션' 설치

중앙일보

입력

하루 4천~5천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의료붕괴가 임박한 일본 도쿄(東京)도가 병상을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산소를 투여하는 '산소 스테이션'을 설치한다. 자택 요양 중 병세가 악화했으나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산소 투여 거점 3곳 설치, 4백여명 수용 #도쿄 자택요양 1만2천..요양 중 사망도 #고이케, "재해상황..사망 줄이는데 집중"

지난 1일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구급차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구급차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도는 다음 주부터 환자 130명을 수용해 산소를 투여할 수 있는 '산소 스테이션'을 시부야(渋谷)구에 있는 '어린이성(구 국립종합아동센터)'에 개설한다. 또 도내 공공시설 2곳을 산소 스테이션으로 확충해 총 3곳에서 400명 정도의 환자를 수용할 방침이다.

도쿄도에 따르면 산소 스테이션은 자택 요양 중 상태가 안 좋아져 구급차를 불렀으나 당장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했거나,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된 사람들을 수용한다. 의료진이 24시간 태세로 혈중 산소농도를 측정하면서 산소를 투여해 병세가 회복되면 집으로 돌려보내고,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입원시킨다.

도쿄의 자택 요양자는 17일 기준 2만 2164명으로, 한 달 전보다 8배 급증했다. 중증 병상 사용률은 81%로 사실상 포화 상태다. 구급차를 부른 환자를 이송시킬 병원이 빨리 정해지지 않는 '구급반송곤란상황'이 이어지면서 8월에만 7명이 자택 요양 중 사망했다.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17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내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17일 밤 회견에서 "재해라고 할만한 의료 비상사태"라고 도쿄의 상황을 평가하면서 "사망자나 중증 환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17일 도쿄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4377명으로, 화요일 기준 역대 최다였다. 도쿄의 하루 감염자는 지난 13일 5773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찍은 후 4천~5천명대를 오가고 있다. 도쿄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8일 연속 사상 최다를 경신, 전날보다 8명 증가한 276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악화함에 따라 도쿄, 오사카(大阪) 등 6개 지역에 이달 말 시한으로 선포됐던 긴급사태를 다음 달 12일까지 연장했다. 또 시즈오카(静岡) 등 7개 지역을 20일부터 긴급사태 적용 대상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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