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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앞당겨진 文의 '백신 시간표'…'믿을맨'은 이재용 부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70% 완료’ 시점을 기존의 11월말에서 10월로 앞당긴 배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미 확보한 백신을 잘 조절해 진행하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국민께 드리는 대통령의 약속이 엄중하지 않으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그러면서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언급했다.

그는 “위탁생산 등은 허가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문제이고, 모더나도 단박에 확약을 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문제는 그런 방향(위탁 생산 물량의 국내 우선 공급)으로 당연히 협의해 나가지 않겠느냐.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ㆍ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모더나와 수억회분의 백신 위탁생산계약을 맺었다. 공급처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대상이다. 첫 생산은 다음달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5월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5월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이와 관련 전날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월 공급 일정 차질을 빚은 모더나와의 대화 과정을 설명하며 “백신 공급의 안전성 확보 차원, 또 유통과정의 효율화 등의 측면에서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도 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도입해 백신 공급 차질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음을 시사한 말이다.

박 수석은 이날 인터뷰에서 “모더나가 (공급계획을) 구두로 확인했다. 주말쯤 모더나에서 입장이 오면 국민께 기쁜 마음으로 보고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구두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 수석은 또 “모더나가 (공급)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의 약속은 모더나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확보한 백신을 잘 조절해 진행하며 충분히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70% 도달)이후에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최근 들어 삼성의 역할을 암시하는 발언을 지속해왔다.

지난 13일 박수현 수석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해 첫 입장을 냈는데,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틀 뒤인 광복절에는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발언에 이어 ▶백신 허브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주도 ▶기후위기 대응 등을 향후 국가의 목표이자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3가지 목표 중 핵심인 백신과 공급망과 관련해선 삼성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날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발언 등에 대해 “이 부회장이 그 분야의 역할을 해서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 부회장 경영활동의 제약을 줄이기 위한 ‘취업제한 해제’ 와 관련해서도 “국민께서 바라는 것들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적 바람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노력을 다해 여망에 부흥하기 바란다는 뜻을 (문 대통령이)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 용산구청에 마련된 백신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뉴스1

3일 서울 용산구청에 마련된 백신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 대기를 하고 있다.뉴스1

 박 수석은 다만 성탄절과 내년 3ㆍ1절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검토할 가능성에 대해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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