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프간

흰색 SUV 타고 폭죽 터뜨리며…탈레반 미스터리 2인자 왔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1:26

업데이트 2021.08.20 17:03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하자 탈레반 전사들이 손을 들며 그를 환영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하자 탈레반 전사들이 손을 들며 그를 환영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20년 전쟁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승자’의 행보는 당당했다.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의 2인자이자 실질 지도자로 꼽히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아프간 제2 도시 칸다하르에 17일(현지시간) 입성했다.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전 정부 관계자 등과 아프간 정국을 구상하고 정부 조직을 논의한 데 이어서다.

그는 전용기로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한 뒤 흰색 SUV 차량 십여대의 호위를 받으며 칸다하르 시내를 가로 질렀다. 수백명의 탈레반 전사들의 환영 속에 수도 카불로 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수천명 인파가 대체로 얼빠진 듯 바라봤다고 한다. 인파 속에 탈레반 전사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바라다르가 탄 차량이 지나가자 손을 들고 충성을 표했다. 일부는 불꽃을 터뜨리며 환영했고 로켓 추진 수류탄을 든 이도 있었다.

탈레반 공동설립자 겸 2인자 바라다르
도하서 정부 구성 협상 마치고 귀국
WP “그의 정확한 나이는 아무도 모른다”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한 바라다르의 비행기. [유튜브 갈무리]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한 바라다르의 비행기. [유튜브 갈무리]

탈레반은 지난해 도하에서 미국, 아프간 정부와 각각 평화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을 주도한 바라다르도 지난해 9월부터 도하에 머물러 왔다. 아프간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 타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났다. 카타르 외무부는 둘이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해결과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라다르는 지난달 톈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관을 만나기도 했다. 아프간의 지도자로서의 외교 행보를 착착 진행해온 것이다.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그는 한때 패배자였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하자 패배를 확신하고 정식 항복도 준비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2000년대에 반군을 이끌었고 2010년 파키스탄 감옥에 갇혔다가 2018년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석방돼 도하의 고급 호텔을 전전했다. 결국 지난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결정하는 결과를 낳은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상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WP는 그가 미국 대통령과 직접 소통한 최초의 탈레반 지도자가 됐다고 전했다.

칸다하르 시내를 가로질러 수도 카불로 향하는 바라다르 일행.[유튜브 갈무리]

칸다하르 시내를 가로질러 수도 카불로 향하는 바라다르 일행.[유튜브 갈무리]

바라다르는 어느 정도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WP에 따르면 그의 나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탈레반 창시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절친한 친구로 둘은 소련 침공 당시 맞서 싸웠고, 소련이 철수한 뒤 권력을 잡았다. 1990년대 후반에 아프간 여러 주의 주지사를 지냈다. 그러다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오마르와 함께 탈레반을 창시해 20년 가까이 미국의 적으로 지냈다.

결과적으로 당대의 세계 최강대국인 두 국가를 이긴 지도자가 됐다. WP는 “바라다르는 긴 검은 수염을 지니고 흰색 가운과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미국과 동맹국을 정복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카불을 수복한 15일 아프간을 향해 영상 메시지를 낸 사람도 1인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60)가 아닌 바라다르였다.

[VOICE TV]

[VOICE TV]

그는 당시 안경을 벗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영상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탈레반은 시험대에 올랐다”며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을 보호하고 미래를 보장할지에 대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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