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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픈데 약만 줬다" 생활치료센터서 사망한 50대,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07:41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50대 여성이 폐렴 소견을 보여 전담병원으로의 이송을 고려하던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 방역당국의 대처가 적합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망한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전 기저질환 없이 건강하게 생업에 종사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때 전담병원으로 옮겨 치료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인천시, 생활치료센터 협력병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확진돼 인천 연수구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58세 여성 A씨가 병원으로의 이송을 앞두고 입소 8일 만에 사망했다. A씨는 지난 1일 센터로 입소했고, 당시 일반 코로나 환자처럼 체온이 37도 수준으로 살짝 높은 정도였다. 입소 때 찍은 X선에서는 폐렴이 확인되지 않았다.

충청권 생활치료센터가 설치된 대전 유성구 전민동 LH토지주택연구원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충청권 생활치료센터가 설치된 대전 유성구 전민동 LH토지주택연구원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이후 3~4일 발열과 함께 기침, 두통 등의 증상이 생겨 의료진이 약을 처방했다. 입소 나흘 만인 5일 X선 촬영에서는 처음 폐렴이 확인돼 추가로 항생제를 처방했다. 그사이 체온이 39도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37~38도 수준을 보였고 중증도를 가늠할 산소포화도는 98~ 99% 정도였다고 한다. 산소포화도는 통상 95~100% 정도면 정상 범위로 간주하며, 90% 밑으로 떨어지면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본다. 이후 7~8일 찍은 X선에서 이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어 경과를 관찰하겠다는 소견이 나왔다. 8일 체온은 38.1도, 혈압은 특이사항이 없었고 산소포화도는 97% 수준이었다는 게 협력병원 측 설명이다. 폐렴 소견은 있었지만, 산소포화도나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당장 전원이 필요할 만큼 환자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9일 전원하려 했는데 이날 오전 환자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것이다. 협력병원 관계자는 “환자분과 마지막으로 통화(비대면 진료)할 때 호흡이 불편하다거나 다른 특이 사항이 있었으면 응급조치를 했을 텐데 기존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한다”며 “산소포화도가 90% 밑으로 가면 힘든 상황으로 보는데, 의료진은 가벼운 폐렴 정도로 아직 괜찮다고 봤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A씨의 남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센터에 입소한 아내와 통화를 몇번했는데 통화가 많이 어렵다고 해서 애들하고 문자를 주고받았다"라며 "많이 아픈데 진통제·항생제 밖에 안 주고 밥도 잘 못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거기(센터) 가면 다 아픈줄 알고, 어련히 알아서 하겠냐 생각했지, 이렇게 죽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A씨의 남편은 "사망 당일 9시 전에 사망했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그날 화장했다. 감염병 환자라 화장을 해야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확진자 격리소가 아니냐"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흐느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증세는 X선에서 진단이 잘 안 돼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어 확인하라는 것”이라며 “X선에서 폐렴이 확인될 정도면 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아주 중증일지는 모르겠지만, 전담병원에 전원할 기준은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코로나 환자에 폐렴이 오면 세균성 폐렴이 아니라 바이러스성 폐렴일 가능성이 큰 것”이라며 “항생제를 썼고 이후 X선 촬영에서도 변화가 없었다면 호전이 안 됐다는 건데, 그때라도 환자를 이송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센터장(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만 “환자 사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산소포화도가 98~99% 수준이었다면 환자가 갑자기 나빠질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센터가 생길 초창기에만 해도 폐렴이 있는 환자는 전부 병원으로 보냈는데, X선상 폐렴이 보이는 환자가 꽤 많다 보니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준이면서 기저질환이 없고, 고령자가 아니라면 전원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는 수준이어야 입원한다고 한다. 최 교수는 다만 “환자 분이 어느 순간에 산소가 필요한 수준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며 “어느정도 모니터링되고 있었느냐가 중요할텐데 병원에서야 모니터를 달고 있는 상황이겠지만 센터에서는 측정기가 방마다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병원마다 병상 확보가 비상인 만큼 이런 현상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력병원 측도 “해당 환자 같은 경우를 다 전원하면 병상 가동률이 넘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자체가 혈전 질환이 생길 위험을 높이는 만큼 폐렴 이외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폐색전증 등이 발생했고 이게 급격히 악화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센터에서의 전원 가이드라인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중수본 등의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침’을 보면 ‘체온이 37.8도 이상이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등 바이털 사인(활력 징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전원 대상이 된다.
그러나 김우주 교수는 “바이털 사인에 문제가 있을 정도면 중환자실에 가야하는 상황인 건데, 더 세심한 기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신규 환자가 늘면서 의료 과부하의 사인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보인다”며 “생활치료센터가 포화되고 의료진이 부족하면서 빈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생활치료센터에는 입소 환자가 222명이었는데 의사 1명, 간호사 14명, 방사선사 1명 등 16명이 돌아가면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환자 사망 당시 센터에 있던 의료인력은 간호사 2명이 전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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