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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보에 세계지도 온통 빨갛다…파랗게 질린 여행사들

중앙일보

입력

이달 13일 외교부가 전 세계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9월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둔 시점까지 해외여행을 자제,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거다. 사진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달 13일 외교부가 전 세계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9월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둔 시점까지 해외여행을 자제,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거다. 사진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여행업계가 코로나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이 높았던 추석 연휴 기간에 예정됐던 전세기 운항편이 속속 취소되면서 아예 내년을 기약하자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올 상반기 주요 여행사들은 추석 연휴를 겨냥한 여행상품을 속속 출시했다. 하와이, 사이판, 싱가포르 등 방역 우수 국가와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해 의욕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노선별로 예약자가 100명이 넘으면 비행기를 띄우는 이색 상품도 등장했고,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없는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패키지 여행상품도 출시했다. 추석 즈음이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많아져 해외여행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추석 상품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들어오던 예약이 4차 대유행 이후 거의 끊겼다"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기존 예약자도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자 항공사도 추석 국제선 운항 계획을 접는 분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와이 전세기 운항 계획을 철회했고, 저비용항공이 취항을 예고한 괌·베트남 다낭·필리핀 세부 등의 노선도 운항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코로나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의 확산세로 국내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추석 연휴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지고 있다. 뉴스1

코로나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의 확산세로 국내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추석 연휴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지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외교부가 해외여행 특별주의보를 추석 한 주 전인 9월 13일까지 연장한 것도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특별여행주의보가 법적인 강제는 아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외여행 취소 혹은 연기'를 권고하는 지침이어서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홍보부장은 "특별여행주의보가 추석 연휴까지 연장된다면 방역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손님을 외국으로 보낼 순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나마 유일한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인 사이판을 찾는 여행객이 소수이지만 꾸준한 정도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트래블 버블 시행 후 첫 비행편이 뜬 7월 24일부터 9월까지 사이판 여행상품 예약자는 100여명이다. 최근 마리아나 주정부는 여행객에게 코로나 검사비와 여행경비 일부를 지원하는 트립(TRIP) 프로그램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마리아나관광청 관계자는 "40~50대 백신 접종자률이 늘면 사이판을 찾는 여행객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몰디브 같은 지역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하나투어

해외여행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몰디브 같은 지역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하나투어

당장 단체 해외여행은 어려워도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여행지도 있다. 하와이와 몰디브가 대표적이다. 하와이는 한국의 5개 지정병원에서 음성 확인서를 받아가면 자가격리를 면제해준다. 몰디브는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를 내세워 타인과 거리두기가 쉽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투어 조일상 팀장은 "허니문 상품은 연말로 갈수록 예약자가 늘고 있다"며 "일반 패키지여행보다 해외 허니문 시장이 먼저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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