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평가 조작 배임교사 혐의…백운규 추가기소 오늘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05:00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앙포토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앙포토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이 18일 백운규(58)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 추가 기소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연다. 백 전 장관은 원전의 경제성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고 조기 폐쇄로 이어지도록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檢 “조기 폐쇄로 한수원 1481억 손해…배임교사 기소해야”

이날 오후 2시 수심위는 “백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지시해 한수원 측이 손실을 입도록 했다”는 수사팀의 추가 기소 의견을 비공개로 심의한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했다.

수심위에선 우선 수사팀과 백 전 장관 측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수사팀 쪽에선 이상현 전 대전지검 형사5부장(현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등이 출석한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지시 아래 한수원 이사회가 부당한 조기 폐쇄를 결정해 한수원이 1481억원가량의 손해를 봤고 그만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정부가 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한다. 백 전 장관 측은 “배임의 고의가 없었고 정책적 판단이었을 뿐이다”라는 입장이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의 절차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검 산하에 설치한 외부 기구다. 심의 대상은 특정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 공소제기 여부 등이다. 수심위는 150명 이상 250명 이하의 위원풀로 구성돼 있다. 개별 수심위가 소집되면 이 가운데 무작위로 위원 15명을 선정한 뒤 비공개 심의를 통해 안건을 의결한다. 의견이 엇갈리면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검찰은 수심위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한국전력 주주들 배상청구 가능성…‘문 대통령 책임 주장’도 가능 

만일 수심위에서 백 전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해야 한다”고 의결하고 실제 기소와 유죄 판결로 이어지면 이를 근거로 한수원의 모회사인 한국전력 주주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경우 국가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때 정부는 우선 배상한 뒤 백 전 장관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진 월성1호기.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진 월성1호기.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손해배상 책임을 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는 “대통령이 ‘월성원전 1호기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라고 참모들을 다그친 이후 조기폐쇄 결정이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배임을 하게 되었다는 게 밝혀질 경우 대통령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이 있어 형사소송 대상이 아니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백 전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가 추가로 기소되지 않으면 앞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안겨질 수 있다.

대전지검 부장들 만장일치 “배임교사”…김오수가 제동

앞서 대전지검이 지난 6월 30일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당시 백 전 장관에겐 배임교사 혐의도 적용하려고 했다. 부장검사들이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배임교사 혐의에 대해선 수심위 판단을 받아보자”며 막았다고 한다. 김 총장은 “국가 정책 추진을 두고 기업범죄에서 한 것처럼 배임교사 혐의를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이번 수심위는 수심위 회부 결정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야 열리는 탓에 뒷말이 나온다. 김 총장이 정부에 불리한 결정이 나오는 걸 최대한 미룰 목적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검은 “7월 2일 자로 단행된 고검검사급 인사와 코로나19 단계 격상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뿐이다”라는 입장이다.

백 전 장관은 산업부 공무원이 2018년 4월 ‘월성 1호기를 2년 반 동안 한시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하자 “너 죽을래? 즉시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써서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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