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루 새 마곡 아파트 15억 →17억 "대선까지 이 상승 간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7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월간 상승률 기준)을 기록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81% 상승해, 지난해 7월(1.1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수도권 집값의 경우 1.17% 올라 2008년 6월(1.8%)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연일 '집값 고점'을 경고하고 있지만, 시장은 더 과열되고 있다.

7월 서울 아파트 1년 만에 최고 상승률 #양도세 중과한 6월부터 매물잠김 심해져 #"중과세 대신 증여"택한 다주택자 많아 #매도자 우위,거래될 때마다 최고가 경신

‘거래 절벽’ 수준으로 매물과 거래량이 줄고 있지만, 가격은 오르고 있다. 특히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가 시작되면서 매물이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3만7385건으로 지난 6월(4만5223건)보다 16.9% 줄었다. 서울 시군구 중에서는 강서구의 매물이 가장 많이 줄었는데 두 달여 사이 2248→1500건으로 33.3%가량 줄었다.

실제 매물은 더 적다. 세금 부담과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대폭 올리는 등 조정에 나서면서다. 2017년 준공한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1194가구)의 매물은 25개인데 6월 1일(55건)과 비교하면 55% 가량 줄었다.

아파트 매물 얼마나 줄었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아파트 매물 얼마나 줄었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매물 자체가 적은데 그나마 거래된 물건의 대부분이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가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15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후 15억 원짜리 매물이 있었는데 최근 연락을 하니 하룻밤 사이에 집주인이 17억원으로 가격을 올렸다”며 “가격 확인하러 전화 걸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의 경우 현재 매물은 230개로 두 달 반 전(555건)보다 59%가량 줄었다. 지난달 대다수 평형이 최고가를 기록한 뒤 이달 들어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니 집주인이 매물을 내놨다가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가구수가 많은 단지인데도 팔 집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로 돌아서면서 증여 건수는 대폭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1698건으로 전월 1261건에 비해 35%가량 증가했다. 부동산원이 2013년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뒤 지난해 11월(679건)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세금에 막혀 다주택자가 내놓는 물량의 상당수가 증여로 선회했고, 증여 물량의 경우 증여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난 후 팔아야 양도세를 적게 부과하는 규정 탓에 또 다시 매물 잠김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를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세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까지 불안한 상승세 이어질 것"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늘어야 하는데 둘 다 요원한 상황이라서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시차가 크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세난이 결국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데다가, 정부가 세금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를 한 탓에 기존 매물조차 씨가 말랐다”며  “거시경제에 충격이 있지 않고서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매수자는 불안하고, 매도자는 선거 때까지 버티자는 식의 전형적인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라며 “더 오르는 상황은 위험하지만, 집값이 내려갈 요인이 딱히 없어서 대선까지 불안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