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한 눈빛, 그는 꼿꼿했다…홍범도 장군 100년전 영상 공개[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05:00

지면보기

종합 16면

서거 78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생전 영상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군복 차림의 홍범도 장군 영상
독립기념관, 생전 사진도 공개
18일 대전현충원 안장

1922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 개막식에 참석한 홍범도 장군(왼쪽)과 최진동 장군. [사진 독립기념관)

1922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 개막식에 참석한 홍범도 장군(왼쪽)과 최진동 장군. [사진 독립기념관)

1922년 모스크바서 이진동 장군과 촬영

독립기념관은 17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맞아 기념관 내 MR독립영상관에서 ‘홍범도 장군 미공개 영상 자료 기증식’을 가졌다. 이날 공개된 영상자료는 1922년 1월 21일부터 2월 2일까지 러시아(당시 소련)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공산당(코민테른) 국제대회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 개막식을 촬영한 모습이다.

5분50초 분량의 영상은 홍범도 장군의 생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반병률 교수가 기증했다. 영상 후반에는 군복 차림의 홍범도 장군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반 교수는 2018년 7월 러시아 국립 사진·영상물 보관소에서 이 영상을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워싱턴 회의에 맞서 국제공산당이 지휘한 원동(遠東)의 식민지·반식민지 혁명가들이 참가한 대회다.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최진동 장군(1882~1945)과 김규식·여운형·현순·김원경·권애라 등 독립운동가들은 아시아 식민지 대표들과 독립투쟁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 대회에 참석했다.

반병률 교수는 “(홍) 장군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유일한 자료다. 그동안 장군을 연구하는 데 자료가 부족해 제약이 많았는데 이 영상물로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반병률 교수 기증, 洪 장군 유일한 영상

홍범도 장군의 생전 사진으로 왼쪽은 1912년 러시아 하바롭스크, 오른쪽은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 독리기념관)

홍범도 장군의 생전 사진으로 왼쪽은 1912년 러시아 하바롭스크, 오른쪽은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 독리기념관)

독립기념관은 이날 기념관에서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홍범도 일지’와 ‘봉오동전투상보’, 1912년과 1922년에 촬영된 사진 2점 등 홍범도 장군 관련 자료 15점도 함께 소개, 전시했다. 홍범도 장군의 사진 2점은 이인섭 선생(1888~1982)의 외손인 세르게이 솔로보치코프 선생이 2016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자료다.

홍범도 일지는 장군의 출생부터 무장 항일투쟁, 중앙아시아에서 보낸 말년까지 삶과 활동을 시간순으로 기록한 자료다. ’일기’라기보다는 자전적 ‘약전(略傳·사람의 생애와 업적을 간략하게 적은 기록)’에 가까운 자료다. 이 자료는 고려인 작가 김세일 선생이 1996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전시와 연구, 교육 등에 활용해 홍범도의 활동과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 18일 대전현충원 안장

홍범도 장군과 최진동 장군이 1920년 독립군을 이끌고 일본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 승리한 봉오동 전투 상보 자료. [사진 독립기념관]

홍범도 장군과 최진동 장군이 1920년 독립군을 이끌고 일본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 승리한 봉오동 전투 상보 자료. [사진 독립기념관]

홍 장군은 101년 전인 1920년 최진동 장군과 함께 독립군을 이끌고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의 전면전을 벌여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뒀다. 같은 해 10월 보복전에 나선 일본군 부대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와 합세해 무찌른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1930년대 연해주 거주 당시 극동지역 한인들에 대한 소련(현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했고 1943년 서거할 때까지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18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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