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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아프간 철수 결정한 고르바초프 “이번 사태 예고된 일”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8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8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30년 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90)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아프간 개입은 시작부터 운명이 정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1989년 소련의 아프간 철수 결정 #"소련의 정치적 실수, 美도 유사" #위협의 과장, 지정학적 구상 결여 #어설픈 민주화 시도가 실패 원인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러시아 국영 RI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의 아프간 완전 철수 결정에 대해 이를 “처음부터 성공할 수가 없는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1979년 12월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은 이곳에서 약 9년 간 주둔한 뒤 89년 2월 아프간에서 철수했다.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쓰라린 교훈을 소련은 이미 30년 전에 경험했던 것이다.

소련은 아프간 철군 이후 3년 만인 1992년 말 붕괴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그 자신이 황혼기를 맞고 있었던 소련은 귀중한 자원을 아프간에 낭비하는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군과 미국인들은 그들의 아프간 정책을 매우 잘못 운용했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위협의 과장, 결여된 지정학적 구상이 실패를 불러왔다”면서다. 여기다 복잡한 부족 사회를 민주화시키려는 비현실적인 시도까지 얹어지면서 실패가 예고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은 패배를 좀 더 일찍 받아들였어야 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교훈을 얻고,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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