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현직 ‘보수 킹’ 자리를 지켰다.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처럼 상반기 1위를 차지했다.
17일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올 상반기 급여 11억2200만원에 인센티브 등을 더해 총 94억42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132억9200만원에 비해 38억5000만원이 줄었지만 여전히 기업 총수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롯데 신동빈 79억…17억 늘어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와 7개 계열사에서 총 79억7200만원의 보수를 받아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상반기 보수 62억8100만 원보다 16억9100만원 늘어났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물산ㆍ롯데렌탈 급여가 올해 공시에 포함된 것과 신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3개월 급여 반납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보수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각각 25억9000만원, 12억5000만원 등 38억원 상당의 보수를 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 급여를 받지 않지만 상여금을 받았다. 지주사인 SK에서는 급여 15억원과 상여 10억9000만원을 수령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20억원, 12억5000만원 등 32억5000만원을, 구광모 LG 회장은 총 65억79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GS에서 16억3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월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사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에서 9억원, 한화솔루션에서 9억원, 한화건설에서 12억원 등 총 보수 30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월부터 무보수로 일하는 이재용 부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
퇴직금 받은 정몽구 302억
퇴직금을 포함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로부터 총 302억3300만원을 받아 가장 많았다. 급여 4억7000만원에 퇴직금 297억6300만원이 더해졌다. 현대모비스 측은 “정 명예회장이 임원으로 근무한 43여년에 직급별 지급률(200~400%)을 곱해 퇴직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별세한 고 신춘호 농심 회장에게도 농심과 농심홀딩스가 퇴직금 208억2800만원을 반영해 총 214억2600만원을 지급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퇴직기준 급여에 임원 재임 기간 55년(55년7개월)의 지급배수를 곱해 나온 금액“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배재현 81억, 전문경영인 톱
전문경영인 중에선 카카오의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81억7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신정환 수석부사장도 64억8000만원을 받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부회장)는 올 상반기 급여 8억8000만원과 상여 25억8100만원 등 총 34억93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시장 수성과 시스템 LSI,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 사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권오현 전 회장(고문)은 31억2000만원을, 김현석 대표와 고동진 대표는 각각 23억2300만원과 27억5800만원을 받았다.
LG전자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송대현 전 LG전자 사장으로 54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현직 임원 중에서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억80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에서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겸 SK㈜ 사내이사가 52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장동현 SK㈜사장은 37억8200만원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31억4500만원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