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약 받겠다"며 美 가더니…모더나 항의 방문단 '빈손 귀국'

중앙일보

입력 2021.08.17 17:05

업데이트 2021.08.17 17:15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백신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했던 미국 모더나사와의 논의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백신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했던 미국 모더나사와의 논의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 물량 차질 문제로 미국 모더나 본사를 항의 방문했던 한국 정부 대표단이 ‘빈손 귀국’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구체적인 도입시기조차 확약받지 못해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할 예정인 모더나 백신의 국내출하 시기가 언제인지, 이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할 수 있는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반면, 정부는 모더나사가 앞으로의 공급계획을 이번 주까지 통보해주기로 한 만큼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자체 평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는 모더나 본사. 중앙포토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는 모더나 본사. 중앙포토

미 모더나 본사와의 3시간 회의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17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지난주 한국 대표단과 모더나 간의 회의결과를 발표했다. 회의는 13일(현지시각) 3시간 가량 이뤄졌다. 우리 쪽에서는 강 차관과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이, 모더나 측에선 코린 르 고프 최고판매책임자, 폴 버튼 최고의료책임자 등 8명이 참석했다. 모더나 측은 회의에서 “갑작스러운 백신 공급 차질로 인해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sincerely apologize)”고 밝혔다.

이날 강 차관이 밝힌 대표단 활동의 핵심 결과는 ▶모더나 측의 백신물량 공급 차질에 대한 사과 ▶8월 더 많은 물량 공급 및 9월 조기공급 등이다. 하지만 정작 이날 브리핑에서 얼마의 물량이, 언제 들어올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모더나가 이번주에나 우리 정부에 통보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모더나와 올해 4000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상태다. 현재 도입량은 6.1%수준이다. 8월에 들어와야 할 모더나 백신은 915만 8000회분(7월분 65만 7000회분 포함)에 달한다.

2021년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년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확약받겠다"며 대표단 파견했지만… 

지난 9일 정부는 모더나의 8월분 물량이 절반 이하로 통보된 사실을 공개하면서, 대표단의 방미 계획을 꺼냈다. 당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급차질이 해소될 수 있냐’는 질의에 “대표단을 파견해 확약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장관이 언급한 확약은 이번 결과 발표 때 빠졌다. 대표단이 미국 본사까지 찾아갔지만 달라진게 없다. 여전히 모더나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강 차관은 “모더나 측은 한국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미 통보한 공급량보다 더 많은 물량 공급과 9월 조기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이번 주까지 구체적인 물량과 공급일정을 통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뉴스1

삼바 위탁물량도 원론적 답변 

정부 대표단은 모더나 백신의 위탁생산과 관련해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한국 내 위탁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고 있다. 완제품 생산은 다음달 이후로 예상된다. 관심은 위탁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적으로 풀 수 있느냐다. 대표단은 모더나 측과 삼바 위탁생산 물량에 대한 국내 우선공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강 차관은 “우리 측은 백신 공급의 안정성 확보 차원, 또 유통과정의 효율화 등의 측면에서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다만, 위탁생산과 여러 가지 품질검사, 허가 등 절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됨을 고려할 때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은 9월에도 완제품이 출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원액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공장에서 만들어진 원액을 실어와 병에 담아내는 공정을 하는 것이라 유럽 공장의 생산 차질이 해결돼야 한다. 강 차관은 ‘삼성바이오의 9월 완제품 생산이 어렵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확인하며 “이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 품질검사, 허가 등 절차상의 과정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생산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정부 대표단 설명대로 이번주 모더나가 더 많은 백신 공급계획을 전한다면 8~9월 백신수급에 숨통이 트인다. 현재 물량부족으로 늘린 화이자·모더나의 1·2차 접종간격도 허가 내용대로 다시 6주에서 4주(화이자는 3주)로 줄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10월 전국민 70% 접종완료 목표도 물량이 문제돼 미뤄질 가능성은 작아진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모더나는 세계적으로 생산이슈를 겪었다. 한국 정부만 특별히 봐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의례상으로 (더 많은 물량공급 발언 등을) 해준 것 아닌지 생각이 든다. 실제 (백신물량이) 인천 공항에 들어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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