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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보다 주목해야 할 ‘이것'

중앙일보

입력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MZ세대를 강타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빗썸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 개설된 계좌 수만 해도 250만 개가 넘는다. 이런 열풍은 많은 밈(온라인상 유행하는 짧은 영상이나 사진)과 ‘떡상’ ‘화성 갈끄니까’ 같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MZ세대에게 콘텐트로서 소비되는 중이다. 하지만 정작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MZ세대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획 시리즈다. 3회에 걸쳐 매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개념과 디지털 자산 지갑, NFT(대체불가토큰)에 대해 다룬다. 1편에서는 기초적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더불어 이 기사를 통해 특정 금융상품이나 디지털 자산의 거래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에 대한 뉴스는 많이 접했지만, 정작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단 5분만에 블록체인의 탄생 배경과 작동 원리를 알아보자. [사진 오세진, 게티이미지]

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에 대한 뉴스는 많이 접했지만, 정작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단 5분만에 블록체인의 탄생 배경과 작동 원리를 알아보자. [사진 오세진, 게티이미지]

[민지리뷰] #MZ세대가 알아야 할 블록체인 #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블록체인, 도대체 무엇인가요.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이 단어가 주는 힌트를 살펴볼게요. ‘블록’과 ‘체인’으로 단어를 떨어뜨리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여러 개의 블록이 연결된 긴 체인이 떠오른다면, 맞습니다. 그게 바로 블록체인이에요.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데이터가 블록이란 단위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연결된 긴 고리입니다. 여기서 데이터는 사용자의 금융 상태가 대표적이고요. 새로운 블록이 생성될 때는 이전 블록의 금융 상태를 기반으로, 새로운 거래 내용을 처리해 최신 금융 상태를 반영합니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는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하고 저장할 수 있어요. 특정한 회사나 기관이 소유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분산 거래장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은행’이라는 중앙 주체가 없어도 송금, 결제 등이 가능해집니다.

블록체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본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하고 저장할 수 있는 분산 거래장부'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오세진, 언스플래쉬]

블록체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본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하고 저장할 수 있는 분산 거래장부'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오세진, 언스플래쉬]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대표적인 활용 사례랍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가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자산이죠.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 외에도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자치 조직(DAO), 증권 및 실물 자산 토큰화,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요. 참고로 암호화폐가 기존 전자화폐 및 가상화폐와 다른 차별점은 중앙화된 발행 기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금융기관이나 기업에서 전자,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과 달리,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중앙 주체가 없어요.

암호화폐를 채굴한다고 하잖아요. 정확히 어떤 과정인가요.  

 블록체인은 특정 조건을 만족한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블록체인에서 정의한 방식에 따라 참여자의 합의로 블록이 생성돼요. 합의된 규칙을 ‘합의 알고리즘’이라 부르는데, 여러 방식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플랫폼이 채택해 가장 유명해진 것이 ‘작업 증명 방식’이랍니다. 다트 던지기 게임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참여자가 무작위로 다트를 던지고, 다트판의 중앙에 위치한 높은 점수를 맞추기 위해 경쟁합니다. 여기서 ‘가장 빠르게 만점 영역을 맞춘 사람이 생성한 블록이 분산 장부에 추가한다’는 약속이 작업 증명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이고, 다트를 던지는 행위, 즉 개인이 블록을 생성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채굴’이라고 표현해요. 실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의 채굴은 고난도의 온라인 연산 퀴즈를 푸는 것과 비슷해요. 채굴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많은 양의 전기 등 인프라가 필요하고, 채굴에 성공하면 그 보상으로 각 블록체인 플랫폼의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 채굴은 다트 던지기 게임과 비슷하다. [사진 언스플래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 채굴은 다트 던지기 게임과 비슷하다. [사진 언스플래쉬]

암호화폐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비트코인인데요.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쓴 A4 9장짜리 짧은 논문 『비트코인: 개인 간의 전자 화폐 시스템』을 통해 비트코인이라는 개념을 세상에 처음 제시했어요. 흥미로운 것은 개발자가 자신을 1975년생의 일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그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2011년 종적을 감췄죠.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금융기관 없이도 금융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제안이었어요.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선언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자 당시 연방준비은행은 달러를 찍어내기 바빴어요. 이에 많은 사람이 ‘과연 연방준비은행이 항상 올바른 결정만 내릴 수 있나’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시민이 보유한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가’ 같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답니다. 미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죠. 이때 나카모토가 신뢰가 필요한 중앙 주체가 없는 전자 화폐 시스템을 제안한 겁니다. 그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첫 번째 블록에 2009년 1월 영국 타임지의 기사 제목 ‘은행들의 두 번째 구제금융을 앞둔 U.K. 재무장관’(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이라는 메시지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나카모토가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금융 시스템에 비판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비트코인 개념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 표지. [사진 비트코인 공식홈페이지 캡처]

비트코인 개념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 표지. [사진 비트코인 공식홈페이지 캡처]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이더리움은 2015년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과 개빈 우드가 다른 오픈 소스 개발자들과 함께 만든 암호화폐 플랫폼이에요.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플랫폼이라면, 이더리움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분산 장부 플랫폼을 지향해요. 더욱 범용적인 블록체인을 추구하고 있죠.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활용되는 암호화폐가 중요하지만, 플랫폼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환경 제공을 목표로 해요. 이런 서비스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하는데, 흔히 이를 줄여 ‘디앱’(DApp)이라 불러요.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둬야 할 것이 디앱의 핵심 구성 요소인 ‘스마트 컨트랙트’예요. 비트코인에는 없고 이더리움엔 있는 큰 차이점이죠. 스마트 컨트랙트란 쉽게 말해 돈을 다루는 프로그램이에요. 기존엔 금융기관만이 데이터화된 돈을 다룰 수 있었다면, 이제는 이를 통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통해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내 계좌에 20만원이 입금되면, 5만원은 민지 계좌로 송금해줘’ 같은 프로그램이 가능합니다. 특정 조건(20만원 입금)이 충족되면 행동(민지에게 5만원 송금)을 하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에는 이런 스마트 컨트랙트를 만들 수 있어, 단순히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복잡한 연산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두 암호화폐 모두 정작 실제로 쓰이기보다, 투자 대상으로만 여겨지게 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일까요.  

사실 초기 단계부터 두 암호화폐는 거버넌스, 참여형 SNS 보상, 송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었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례가 투자였어요. 새로운 투자 자산이 등장한 것만으로 세계 투자자들의 호기심과 참여를 자극한 것이죠. 더불어 투자를 위한 인프라(거래소)가 초기부터 잘 구축되었고,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암호화폐가 신규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하게 되었어요.

암호화폐는 생성 초기부터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미지는 비트코인의 차트. 그래프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등락 변동폭이 크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사진 오세진, 업비트 캡처]

암호화폐는 생성 초기부터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미지는 비트코인의 차트. 그래프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등락 변동폭이 크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사진 오세진, 업비트 캡처]

대표적인 국내 거래소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 있다. [사진 코인데스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대표적인 국내 거래소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 있다. [사진 코인데스크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암호화폐 투자는 어떻게 하는 건지도 궁금해요.

가장 보편적인 투자 방법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하는 거예요. 국내엔 은행과 실명 확인 계좌 계약을 체결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4대 거래소가 있죠. 미성년자의 경우는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계좌 개설 및 거래가 금지돼 있고요. 주식 계좌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게 거래할 암호화폐 거래소를 선택하고, 회원 가입과 보안 인증을 해야 합니다. 거래는 자신의 은행 계좌와 연동해서 하는데, 거래소마다 지원하는 은행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은행의 계좌가 없는 경우엔 계좌 개설부터 해야 해요.

주식 거래와 비슷하네요. 주식 투자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대표적인 투자 방식의 차이점은 거래 시간과 투자 단위예요. 주식은 정규 거래 시간이 평일 오전 9시~오후 3시 30분까지로 제한돼 있지만, 암호화폐는 365일 24시간 제한 없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가 밤을 새우곤 하죠. 최소 투자 단위도 달라서 주식은 1주부터 거래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는 0.0001개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0.0001 비트코인은 약 5417원이에요(2021년 8월 17일 기준).

급격하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그래프. 암호화폐의 경우 가격 급당락 폭이 크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 오세진, 언스플래쉬]

급격하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그래프. 암호화폐의 경우 가격 급당락 폭이 크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 오세진, 언스플래쉬]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암호화폐 시장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서킷 브레이커가 없어요. 주식 시장의 경우 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면 거래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켜 과열된 시장을 식혀요. 이것이 서킷 브레이커로, 1987년 미국 블랙먼데이 사태를 시작으로 도입된 제도랍니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나 장치가 없어서 하루에도 1만%의 가치 상승과 하락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암호화폐 거래의 특징을 모르고 투자에 참여하는 것은 자칫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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