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재점령 이후 이른바 '대탈출'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피난민들이 미 공군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15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불 국제공항은 비행기를 타고 카불을 떠나려는 수많은 피난민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트위터 등 SNS에 공유된 현장 영상을 보면 아프가니스탄 피난민들은 이륙하려는 미 공군기를 둘러싸고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피난민들의 얼굴에는 미 공군기를 쫓아가야 한다는 초조함과 탈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동시에 엿보였다.
일부 피난민은 보다 적극적으로 미 공군기에 접근했다. 움직이고 있는 비행기 바퀴나 동체에 매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행기가 제대로 이륙하기 힘든 모습이다. 날개 밑 동체 좁은 공간에 걸터앉은 사람들도 보였다.
다른 영상에는 미군이 공군기 이륙을 돕기 위해 헬기를 저공 비행하며 몰려든 군중을 해산시키는 장면도 포착됐다. 미군이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쏜 것으로 보이는 총소리도 들린다.
이들은 카불 탈출을 위해 담벼락을 넘어 공항으로 진입한 사람들이다. AFP 통신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피난민들이 밧줄로 보이는 도구를 사용해 공항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미 군용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서 몇 명이 숨지기도 했다. 외신들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3명이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숨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탈출을 위해 공항에 나왔다가 탈출 기회가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과 마주한 많은 사람이 눈물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