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조카에 "예"…쌀집 아줌마 촉에 걸린 이상한 통화

중앙일보

입력 2021.08.17 09:50

업데이트 2021.08.17 12:03

할머니가 도움을 청하자 강모씨가 응하고 있다. 출처 JTBC

할머니가 도움을 청하자 강모씨가 응하고 있다. 출처 JTBC

대구에서 쌀가게를 운영하는 한 여성이 길을 찾으며 서성대는 할머니를 주의깊게 지켜본 끝에 수천만원 대의 보이스피싱을 막았다.

1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대구에서 쌀가게를 하는 강모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린 할머니를 도와 할머니의 전 재산 2000만원을 지켰다.

대구에서 쌀가게를 운영하는 강씨는 지난 10일 가게 앞에서 길 잃은 한 할머니를 발견하고 유심히 지켜보다가 다가갔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휴대전화를 건넸고 전화 속 남성은 “이모가 길을 못 찾으니 좀 도와달라”고 강씨에게 말했다.

이때 강씨는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전화기 속 남성이 할머니를 이모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이 남성에게 “예, 알겠습니다”라며 꼬박꼬박 높임말을 썼기 때문이다.

강씨는 할머니에게 전화기 속 남성이 조카가 맞는지 물었고 할머니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거 내 전 재산인데”라는 혼잣말을 했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강씨는 할머니를 자신의 가게 안으로 데려가 상황을 설명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강씨는 할머니를 가게 안에 있게 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처 JTBC

수상한 낌새를 느낀 강씨는 할머니를 가게 안에 있게 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처 JTBC

경찰 조사 결과 할머니는 이날 아침 자신이 할머니의 아들이라고 하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라고 한 남성은 “사고를 쳤는데 수습하려면 2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할머니는 아들 목소리라고 굳게 믿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돈을 찾아 경북 칠곡에서 대구로 택시를 타고 왔고 현금 전달책을 만나기 직전 강씨를 만나 위기를 면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땐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은 이미 달아난 후였다.

할머니 ‘진짜’ 아들은 강씨에게 고맙다며 사례하겠다고 했지만, 강씨는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강씨는 평소에도 인근 복지관에 쌀을 기부하는 등 동네에서 ‘착한 쌀집 아줌마’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은 강씨에게 표창장 수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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