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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만에 돌아온 홍범도 장군···어린이도 저절로 거수경례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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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잠들다’, ‘장군의 귀환은 민족의 자긍심입니다’, ‘조국 사랑, 국민 사랑하는 높은 뜻 깊이 새기는 계기 주심에 감사합니다’

대전현충원, 16~17일 온·오프라인 추모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홍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홍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6일 오후 1시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 앞에 마련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1868~1943) 국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남겼다.

대전을 비롯해 가깝게는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 멀게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대전현충원까지 찾아온 시민들은 분향소 앞에서 묵념하며 홍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렸다. 홍 장군의 유해 송환은 사망 연도를 기준으로 78년 만이다.

18일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서 안장식 

대전현충원은 국민분향소를 설치한 뒤 이날 10시부터 참배객을 맞았다. 분향소 왼쪽에는 문재인 대통령 명의, 오른쪽에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조화가 놓였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국가보훈처 관계자들과 함께 국민분향소 앞에서 참배객을 맞았다. 우 의원은 대통령 특별사전달(특사단)로 카자흐스탄을 방문, 홍 장군의 유해를 모시고 15일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한 아이가 홍 장군에게 남기는 글을 쓰고 있다. 신진호 기자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한 아이가 홍 장군에게 남기는 글을 쓰고 있다. 신진호 기자

국민분향소에는 손주의 손을 잡고 나온 백발의 노인부터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배객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일부 참배객은 행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개인 접촉을 피하기 위해 승차 참배(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홍 장군의 뜻을 기렸다. 엄마·아빠와 분향소를 찾은 한 어린 남매는 거수경례로 홍 장군을 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국 땅서 영면하소서" 추모 글

아내와 함께 분향한 송용길씨는 방명록에 ‘洪(홍) 장군님! 고국 땅에서 영면하소서. 친일반민족행위, 일제 잔재 청산 다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경기도 군포에서 온 현미옥씨는 ‘감사합니다. 나라 위해 애쓰신바 학생들에게 잘 가르치겠습니다’라는 다짐의 글을 적었다. 기념사업회 한동건 사무총장은 방명록에 ‘독립전쟁으로 우리 역사를 새롭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는 추모의 글을 썼다.

1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마련된 홍범도 장군 국민분향소에서 어린이 참배객이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1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마련된 홍범도 장군 국민분향소에서 어린이 참배객이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은 “대한민국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딸과 함께 대전현충원을 찾았다”며 “홍 장군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국민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배객 가운데는 홍 장군과 시대를 함께했던 독립유공자의 후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독립운동가 구연흠 선생의 외손인 류종수(61)씨도 고령의 어머니를 모시고 참배했다.

온·오프라인 추모, 드라이브 스루 참배도 가능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16~17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으로 추모 기간을 운영한다. 대전현충원 국민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접 참배하거나 차에 탑승한 채 추모 동참이 가능하다. 온라인 헌화와 분향을 원하는 국민은 국가보훈처 누리집(www.mpva.go.kr)에서 홍 장군을 추모할 수 있다.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홍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신진호 기자

16일 오후 홍범도 장군의 국민분향소가 마련된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홍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신진호 기자

이날 오전부터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안장될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에서는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 ‘애국지사 홍범도의 묘’라고 쓰인 2m 남짓의 비석 앞쪽 아래에는 그를 그리는 추모의 글이 새겨졌다. 비석 뒷면에는 홍 장군의 출생(1868년·평양)과 서거(1943년·카자흐스탄) 날짜, 아래쪽에는 그의 활동상을 글로 새겼다.

홍 장군 후손 "가슴 벅찬 일, 자랑스럽다"

묘역 앞에서 만난 홍 장군의 후손은 “가슴 벅찬 일이다. 78년 만에 할아버지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후손으로서 자랑스럽고 모든 국민이 홍 장군의 귀환을 축하해주고 기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의 안장식을 이틀 앞둔 1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서 고인의 묘소가 조성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홍범도 장군의 안장식을 이틀 앞둔 16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서 고인의 묘소가 조성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홍 장군은 101년 전인 1920년 최진동(1883~1941) 장군과 함께 독립군을 이끌고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의 전면전을 벌여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뒀다. 같은 해 10월 보복전에 나선 일본군 부대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와 합세해 무찌른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1930년대 연해주 거주 당시 극동지역 한인들에 대한 소련(현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했고 1943년 서거할 때까지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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