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79% 1시간 안걸렸다…올해 말벌이 독해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8.17 05:00

업데이트 2021.08.17 06:05

지난 15일 오후 4시52분쯤 충남 청양군 목면의 한 야산에서 벌초하던 A씨(36)가 벌에 쏘인 뒤 쓰러졌다. A씨는 입술이 붓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의해 대전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남소방본부, 7월 2338건 신고…2명 사망

광주 동부소방서는 벌의 활동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을 맞아 지난 8일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했다. 사진은 벌집을 제거하는 소방대원의 모습. 연합뉴스

광주 동부소방서는 벌의 활동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을 맞아 지난 8일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했다. 사진은 벌집을 제거하는 소방대원의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야외 활동이 증가한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초에 나선 사람들이 늘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짧은 장마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충남, 전체 출동건수 75.7% 7월에 집중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벌집 관련 신고는 30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95건보다 두 배로 증가했다. 전체 출동의 75.7%인 2338건이 7월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하루 평균 75.4건으로 지난해 7월 출동 985건과 비교하면 2.4배나 급증했다.

7월까지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169명으로 집계됐다. 첫 환자가 발생한 3월부터 6월까지는 월평균 17.5건에 불과했지만 7월 들어서는 99건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충남소방본부에 접수된 벌집 제거 신고는 3087건으로 이 가운데 75.7%인 2338건이 7월 한 달 동안 발생했다. [자료 충남소방본부]

올 들어 충남소방본부에 접수된 벌집 제거 신고는 3087건으로 이 가운데 75.7%인 2338건이 7월 한 달 동안 발생했다. [자료 충남소방본부]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자 소방청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에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8월 13일 주의보가 발령된 것과 비교해서는 14일이나 빠르다. 지난해에는 9월 4일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3년간 벌 쏘임 평균 8명 사망…올해도 2명 숨져 

지난 3년간 벌 쏘임으로 연평균 8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해는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을 비롯해 2명이 벌에 쏘여 숨졌다.

소방당국은 올해 7월 충남 도내 평균 기온(26.7도)이 평년보다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짧은 장마철 강수일수(11.3일), 이에 따른 적은 강수량(168.5㎜) 등이 번식기(8~9월)를 앞둔 말벌의 생육과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달 들어 하루 100여 건씩 벌집 제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사진은 벌집을 제거하는 119대원들. 연합뉴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달 들어 하루 100여 건씩 벌집 제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사진은 벌집을 제거하는 119대원들. 연합뉴스

말벌에 쏘이면 붓고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치명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자칫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도 발생한다. 벌 독에 의한 사망사고는 79%가 1시간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벌에 쏘이면 속이 메스껍고 구토와 어지러움, 두드러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풀면서 호흡 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말벌, 검은색에 가장 공격적…머리 부위 집중 공격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말벌의 공격 성향을 실험한 결과 ‘색상에 따른 공격성’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등 순이었다. 공격 부위는 머리가 가장 많았다. 벌에 쏘였을 때는 바로 벌침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로 씻은 뒤 얼음 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벌초 때나 집에 붙어 있는 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가스가 충전된 스프레이식 방충제를 사용하거나 벌집을 태우는 것도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벌이 공격하면 머리를 감싸고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지난 7월 26일 충남 금산군 금성면의 한 주택에서 금산소방서 소방대원이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벌집 제거는 2338건이 접수됐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지난 7월 26일 충남 금산군 금성면의 한 주택에서 금산소방서 소방대원이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벌집 제거는 2338건이 접수됐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 송원석 상황분석팀장은 “말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119에 신고해달라”며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때 신체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화장품과 향수 사용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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