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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SH공사 사장에 ‘文 저격수’ 김헌동 카드 빼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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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로 김헌동(66)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떠오르고 있다. 김 본부장은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저격수’로 불린다.

文정부 "25번 부동산 정책 실패" 질책 

김헌동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 임현동 기자

김헌동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 임현동 기자

15일 SH등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최근 SH 사장 후보 사장 재공모에 지원했다. 서울시 안팎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 본부장을 SH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경실련에서 25년째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등을 맡아왔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동생이다.

김 본부장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하자 2019년부터 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3월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정부가 집권 기간 4년 동안 부동산 정책을 25번이나 발표했지만, 집값을 잡지 못했다”며 “해법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1월엔 ‘서울 아파트 6만3000세대 시세변동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관료들이 서울 아파트값 폭등 사실을 숨기고 거짓 통계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도시보다 분양 거품 빼는 게 중요"

그는 SH가 지난 14년간(2007~2020년) 공공분양 사업으로 3조1000억원의 높은 이익을 챙겼다며 SH 사업의 분양 거품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러면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및 반값 아파트 분양 등을 주장했다. 투명한 절차로 싼값에 아파트를 분양하면 자연스레 집값이 내려간다는 논리다.

김 본부장은 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으며, 최근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3기 신도시 건설에 대해서도 “투기 자금이 몰려 부동산 거품만 더 심해질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2006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후분양제ㆍ분양원가공개 등으로 집값을 잡았다”며 “이후 박원순 시장을 거치며 후분양 공정률이 60%까지 낮아졌는데 이를 다시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원하는 정보는 당연히 공개하는 게 맞다”며 분양원가공개를 강조했다. 다만 오 시장이 공약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김 본부장은 “재건축 규제를 제멋대로 풀고 할 수 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왔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재건축·재개발은 시민운동가의 입장에서 법이 정한 절차가 있는데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풀어버리는 걸, 멀쩡한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이 반복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발목 잡은 다주택, 김헌동은 “재산 문제 없을 것”

SH는 13일까지 차기 사장 후보자 접수 마감 결과, 김 본부장을 포함한 4명이 지원서를 냈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진보 운동가인 김 본부장이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인사청문회를 수월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SH 사장 후보자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지만, 서울시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다주택 보유 사실이 문제가 돼 자진 사퇴했다. 김 본부장은 “다주택이 아니다, 재산 문제는 딱히 없을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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