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추상화가 김기린 화백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1.08.15 12:14

업데이트 2021.08.15 12:22

고 김기린 화백. [사진 갤러리현대]

고 김기린 화백. [사진 갤러리현대]

원색의 강렬한 '모노크롬화'로 유명한 추상화가 김기린(金麒麟) 화백이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6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난 1960년 한국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작가이자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Saint-Exupéry, 1900~1944)에 매료돼 61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디종대 문학을 공부했으나 시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자유롭지 못한 언어의 한계를 느끼고, 미술사 강의를 들으면서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그림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프랑스 17세기 회화 전문가 자크 튈리에(Jacques Thuillier, 1928-2011) 교수와 주위의 격려로 65년 디종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École Beaux-Arts)에 들어가 로저 카스텔(Roger Chastel, 1897~1981)의 지도를 받았으며, 71년 파리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The Arts-Décoratifs)를 졸업했다.

생전에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김기린 화백. [사진 갤러리현대]

생전에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김기린 화백.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무제,73x91cm_oil on canvas_1967.한국적인 색채의 배치가 눈에 띈다.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무제,73x91cm_oil on canvas_1967.한국적인 색채의 배치가 눈에 띈다. [사진 갤러리현대]

어린 시절 고향의 기억과 그리움은 그의 작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전반기엔 어린 시절에 꾼 꿈에서 영감을 받은 구상화를 그렸고, 이후 회화의 깊이를 살리기 위해 평면을 다차원적으로 탐구했다. 60년대 중후반 작업에선 가장 ‘한국적’이라는 흑, 백, 적, 황, 녹에서 뽑아낸 색채의 독특한 배치가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 70년대엔 단색이나 다른 두 색으로 사각형 안의 사각형을 그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연작을 발표했다.

이후 그의 작업은 순수한 색채의 창으로 구현된 단색 회화 연작으로 이어졌다. 80년대엔 작가는 사각의 캔버스 안에 작은 사각형과 그 안의 달걀형 점을 기본단위로 한 평면 모노크롬 회화 '안과 밖' 연작을 심화시켰으며, 90년대에 화려한 원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6년 갤러리현대에서 그간 공개되지 않던 1960년대 작품부터 2000년대 발표한 작품을 아우르는 개인전을 개최했다.

김기린, Inside, Outside,55x81cm_oil on canvas, 2008, 노랑..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Inside, Outside,55x81cm_oil on canvas, 2008, 노랑..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Inside, Outside, 55x81cm, oil on canvas, 2008, 초록.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Inside, Outside, 55x81cm, oil on canvas, 2008, 초록. [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Inside, Outside, 250x200cm, oil on canvas, brown.[사진 갤러리현대]

김기린, Inside, Outside, 250x200cm, oil on canvas, brown.[사진 갤러리현대]

창작을 해온 50여년간 프랑스 니스 이티네레르 화랑, 1989년 파리 자크 바레르 화랑, 파리 릴리안느 미셀 뒤랑-데세르 화랑, 2016년 갤러리현대, 2017년 리만머핀 뉴욕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고인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현대미술관, 프랑스 디종 디종미술관, 프랑스 파리 시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유족(부인과 1남1녀)은 모두 프랑스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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