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내뿜는 천연가스...포항시 슬쩍 꺼낸 족욕탕,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8.15 05:00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굴착 공사 중 '펑' 폭발로 발견된 가스  

2017년 3월 8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의 폐철도 인근. 약 100년간 기차가 달렸던 철도부지를 공원화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땅을 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리면서 땅을 파던 굴착기에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순식간에 발생한 불로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포항시는 지하 200m에서 뿜어져 나온 가스가 굴착기 마찰열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봤다.

포항시에서는 이 가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조사에 돌입했다. 당시 이 가스의 정체를 두고 도시가스 배관에서 새어 나온 가스, 천연가스, 매립 쓰레기에서 나온 가스 등 다양한 의견이 분분했다.

포항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가스공사의 1차 조사결과 이 가스는 천연가스로 밝혀졌다. 그중에서도 미생물 등이 분해돼 만들어진 생분해 가스, 즉 메탄가스였다.

우리나라는 울산 앞바다 대륙붕부근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육지에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천연가스 유전이 발견된 적은 없다. 포항에서는 1976년 해도동에서 석유가 발견된 적이 있고, 2006년에는 흥해읍 성곡리 가정집 땅속에서 천연가스가 나와 세간의 관심을 불러온 적이 있다. 당시 주인이 밸브를 설치해 가정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천연가스로 확인됐지만 매장량 적어  

처음 사고가 났을 당시 포항시는 매장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해 불길 주변으로 강화유리를 설치해 ‘불의 공원’을 조성했다. 그런데 불이 계속되자 같은 해 9월부터 학계에 정밀 조사를 의뢰해 조사를 이어나갔다.

이후 지난 4년여 간 일부 불꺼짐 현상은 있었지만, 지난 1월 포항시가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하는 공사를 하면서 계속 타오르고 있다.

포항시는 불의 정원과 인근 공원 예정지 등을 조사한 결과 천연가스가 발견됐지만, 경제성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이곳에서 1㎞ 떨어진 북구 득량동 철길숲 시민광장 조성 예정지에도 천연가스가 발견됐으나 매장량이 적었다.

다만 포항시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물을 데운 뒤 족욕장을 만들어 관광 명소화하는 등 몇 가지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조사한 결과 이곳에서 매장된 천연가스는 꾸준히 물을 데울 수 있을 정도로 활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시는 천연가스 활용방안을 포기하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애초 계획대로 시민광장을 만들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광장 예정지 지하에 천연가스는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 시는 애초 계획대로 시민광장을 만들기로 했다”며 “올해 말까지 보상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에 착공하면 2023년 상반기에는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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