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윤석열 도우미"…尹 때리는 이준석의 오판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8.14 05:00

업데이트 2021.08.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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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윤석열·이준석 전쟁

야권에서 ‘대세 후보’ 대접을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가 범야권 대선 가도의 위험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 등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 등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1위 후보와의 신경전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이 대표의 태도는 '후보가 아닌 내가 주인공 자리에 서야 한다는 센터 본능'이란 비판을 불렀다. 이 대표를 향해 '탄핵' 운운하는 도발적인 언사를 퍼붓고, '돌고래,고등어, 멸치' 등의 모욕적 비유로 싸움을 키운 윤 전 총장 측도 잘한 건 하나도 없다. 여기에 친박계 출신 당 최고위원이 '탄핵'발언에 대해 "당에 망조가 들게 하는 사람들은 있어선 안된다. 대선캠프를 떠나라"고 주장하며 싸움의 구조가 더 복잡해졌다. 정권교체의 선봉 역할을 해야 할 제1야당이 '만인 대 만인의 싸움장'으로 전락했다.

전당대회 출마 전인 지난 3월 유튜브 채널에서 이준석 대표가 한 발언까지 소환됐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뜰 것""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라는 말은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애꿎게 이준석-윤석열의 링에 강제로 올려진 모양새인데, 졸지에 소환을 당한 건 유 전 의원 뿐이 아니다.

최근 MBC 심야 토론에 출연한 여권 측 패널은 "당 내 치열한 검증 등을 거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20% 밑으로 빠지면 오세훈 차출론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를 견제하는 진짜 이유는 유 전 의원이 아닌, 오 시장의 등판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 아니냐"는 얘기가 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지냈고, 오 시장도 전당대회 때 이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야권 지지율 1위 주자 측과 당 대표가 벌이는 수준 이하의 신경전에 야권 지지층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전쟁이 아직 불도 붙기 전인 야당 경선의 열기,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의 전체 역량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1위 후보인 윤 전 총장과 그를 추격하는 후보들의 경쟁에 쏠려야 할 국민들의 관심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두 사람이 독점하면서 다른 야당 주자들이 설 땅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 사정에 밝은 정치권 인사는 "이준석과 윤석열의 싸움때문에 최재형·유승민·원희룡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비전과 정책을 겨루고,후보자들의 본선 경쟁력을 철저하게 검증해야할 소중한 일분일초가 진흙탕 싸움에 허비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만의 리그가 길어질 수록 이 대표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대세론만 더 키워주는 '윤석열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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