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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도 원하면 AZ 접종…“백신 수급 실패로 오락가락”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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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호 05면

앞으로 30~40대도 남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AZ를 맞게 되는 30~40대는 화이자로 교차 접종이 원칙이지만, 희망자에 한해 AZ로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전에 이미 AZ를 1차 접종한 50세 미만은 화이자를 교차 접종하기로 했는데 이들도 희망하면 AZ로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오락가락 백신 접종 정책으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Z 잔여 백신 많아 일부는 폐기 #접종 연령 세 번 바꿔 혼란 초래 #AZ 만든 영국도 40세 이상만 허용 #“접종률 높이려 임기응변식 대응”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3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도 AZ 접종을 희망하면 맞히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발생 우려로 50세 이상만 맞도록 한 권고는 유지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4차 유행이 진행 중이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예방접종의 이득과 또 부작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것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Z로 1차 접종받을 경우, 2차 접종 예약일은 8주를 기준으로 정해지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4~12주 범위에서 2차 접종일을 조정할 수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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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최근 60~74세 2차 접종 등이 이뤄지면서 AZ 잔여 백신이 다수 나오고 있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 일부 백신이 폐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AZ 접종 연령이 50세 기준으로 묶여 있는데, 60세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상반기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최근 50대 접종도 본격화하면서 맞을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백신 부족 현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는 접종 간격을 6주까지 연장하는 상황에서 한쪽에선 아까운 백신이 버려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 4월(30세 이상)과 7월(50세 이상) 두 차례나 AZ 접종 권고 연령을 변경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접종 연령을 조정했다.

하지만 접종 희망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1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지만, 연령을 내린다고 맞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을 넉넉하게 들여왔다면 남는 AZ를 폐기해도 될 일인데, 결국 백신 도입 실패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백신 종류, 접종 연령과 간격 등을 수차례 바꾸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AZ 물량이 부족해 교차 접종을 전격 허용하는가 하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접종 주기를 3주→4주→6주 식으로 두 번이나 바꿨다. 모더나 백신도 4주 원칙인 걸 6주로 조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안전성, 효과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않았고 접종 대상자 설명도 충분치 않아 혼란이 일었다. 게다가 AZ를 만드는 영국에서도 40세 이상만 해당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오락가락하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이런 행보가 최근 18~49세 접종 예약률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18~49세의 사전예약률은 60%를 간신히 넘은 수준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이날 화이자의 한국지사인 한국화이자와 내년에 백신 3000만회분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3000만회분을 더 구매하는 옵션 계약을 같이했다. 질병관리청은 또 미국 정부가 한국에 제공하는 얀센 백신 40만회분이 15일 도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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