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漢字

[한 週 漢字] 智(지)―슬기로운 생활의 근본

중앙선데이

입력 2021.08.14 00:24

업데이트 2021.08.1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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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호 31면

한자 8/14

한자 8/14

‘智’ 자는 ‘지혜·슬기·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知’(알 지)와 헛갈리는 경우가 있기도 한 것은 일부 모양이 공통으로 들어가 있기도 하고 의미 또한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움은 아는 것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더 많은 앎을 추구하면서 지혜가 시작되는 것이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아는 이가 슬기로운 사람이다(愚者自稱愚 常知善黠慧)”(『법구경』)라는 말씀처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논어』),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는 것”(『성경』)이 지혜의 바탕이다. 앎에서 슬기로움이 나온다.

서양 문화에서 지혜는 보는 것에서 비롯된다. 영어에서 ‘智’를 나타내는 wise, wisdom은 *wid-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그리스어 eido, 라틴어 video와 같이 ‘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깊이 보고 멀리 보고 미리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지혜의 근본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Seeing is believing(보게 되면 믿게 된다)’이라는 말도 보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본 만큼 알게 되는 것이 지혜이다. ‘앎’은 ‘봄’의 근본이고, ‘봄’을 통해서 다시 더 잘 알게 된다.

‘智’는 원래 ‘知’와 ‘曰’(말할 왈)이 결합해 만들어진 글자다. 그러므로 지혜(智)는 자신이 아는 것(知)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曰)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후 ‘曰’의 모양이 ‘日’(날 일)로 바뀌게 되자 아는 것이 지혜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날(日)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知’ 또한 화살(矢)처럼 빠르게 답하는(口) 것이 ‘아는 것’이라는 뜻이므로, 지혜(智)든 앎(知)이든 모두 말을 잘하고 말에 거침이 없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지혜로운 이들의 혀는 지식을 베풀고…. 지혜로운 이들의 입술은 지식을 전한다”(잠언)라는 말씀에서도 지혜가 말을 통해 드러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인재를 선발할 때 최종 과정에서 면접을 거치고, 정치인들의 토론이 중요한 선거 과정의 하나가 된 것도 이와 같은 생각에 기초한 것이다. 상대를 충분히 살피고 배려해서 때와 장소에 맞춰 말을 하는 것은 참으로 슬기로운 사람이 지닌 좋은 덕목(德目)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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