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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운동권의 타락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49호 21면

꺼져가는 민주주의 유혹하는 권위주의

꺼져가는 민주주의 유혹하는 권위주의

꺼져가는 민주주의
유혹하는 권위주의
앤 애플바움 지음
이혜경 옮김
빛소굴

이 책을 선택한 건 제목 때문이었다. 한때 우리나라 ‘민주화의 기수’ 혹은 ‘민주 투사’로 이름 날리던 사람들이 지금 여야 양 진영에서 이전투구하며 악다구니하는 모습을 보며 들었던 그들에 대한 의구심. ‘이건 우리가 갈망했던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차마 입밖에 내어 말하지 못했던 ‘비겁’을 단번에 깨주는 통쾌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인이지만 일찍이 동구 민주화 운동에 활동가로 참여했던 저자는 주로 폴란드를 중심으로, ‘민주화’의 여망을 달성한 후 20여 년 동안 권력을 탐하는 권위주의자로, 거짓 선동을 통해 정권을 창출하거나 권력을 위해 사법권을 훼손하는 등으로 변질해 버린 과거 민주화 동지들의 모습을 그린다. 그러면서 ‘어떤 사회든 적절한 조건만 형성되면 엘리트들은 민주주의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각성한다.

저자 개인 스토리로 그려내는 타락한 ‘민주화 엘리트’들의 모습과 지금 서구에서 벌어지는 탈민주 권위주의 현상이 어쩌면 우리에게도 이렇게 낯설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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