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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한국노총 동시 구애…주말엔 호남서 명·낙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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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2위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13일부터 사흘간 노조와 호남민심을 놓고 정면 대결을 벌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과 입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과 입장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3일 오전 10시 한국노총에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와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때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에 필요한 노동관계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을 처리하고 부족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도 제정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또 한국노총이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타임오프제(노조 전임자 근로시간면제), 노동이사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도 빨리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 조합원은 이 전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기억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고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민주노총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이던 지난해 8월과 대선 예비후보인 지난 7월 집회를 예고한 민주노총에 “방역 당국이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집회를 강행해선 안 된다”고 비판해 이들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재명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재명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3일 오후 2시엔 이재명 경기지사가 똑같이 한국노총 지도부를 찾아왔다. 이 지사는 “저는 한때 노동자였고 두 노동자의 아버지이고 다섯 노동자의 형제”라며 “노동자가 되는 게 부끄럽거나 불안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인데 불로소득으로 부당한 이익 취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의 몫이 빼앗기고 있는 것”이라며 “노동이 수익의 원천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한국노총이 생각하는 뜻에 굉장히 부합할 수 있는 매력적인 후보”라며 “후보로 선택되면 140만 조합원의 모든 정치적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 최선의 선거운동으로 확실하게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엔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 신승철·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노동조직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 출범식을 하면서 “정책연대의 대상은 이재명 후보”라고 지지 선언을 했다. 이 지사는 영상축사를 보내 “양대 노총 전·현직 간부가 뭉쳤다니 반갑다”며 “노동존중 세상을 실천하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여당 유력 대선 주자 2명이 같은 날 한국노총을 찾은 건 민주당 대선 경선이 박빙이 되면 이들의 표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전체 약 80만명 중 한국노총 조합원은 7000여명이다. 전체 대의원 1만6000여명 중에선 약 690명을 차지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개발언 끝부분에 “선거에 지지 않는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는 선거에 안 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노총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영향력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국노총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송영길 후보가 홍영표 후보를 0.59%포인트(약 4만7000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 대표에 선출됐다.

주말엔 명·낙 호남 쟁탈전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는 이번 주말엔 호남에서 지지자 쟁탈전을 벌일 예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12주기 기념주간이라 민주당원을 만나기 더 수월하다. 최대 전략지역인 호남 지역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시점에 서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목표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8월 2주차 조사에서 이 지사(40.5%)가 이 전 대표(27.9%)를 앞섰지만, 한길리서치가 11일 발표한 조사에선 이 전 대표(31.5%)가 이 지사(30.0%)에 근소하게 우세했다.(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이 전 대표는 13일 한국노총에서 일정을 마친 뒤 전남 목포로 이동해 국도 1·2호선 기점 기념비를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목포에서 연설 중 “동아일보 기자 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두 번째 대선 도전 때 밀착 취재를 했다. 김대중 후보가 당시 나를 승용차 옆자리에 늘 태워줬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지사가 이날 경기도민 100%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해 “영화 기생충의 이선균에 줄 돈이 있다면 그 돈으로 송강호를 돕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엔 광주로 이동해 건물 붕괴 희생자의 유가족을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이 지사는 14일 전남 목포의 목포신항만 주식회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에 간다. 15일엔 여수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방문하고 전남 동부권 당원과 간담회를 할 계획이다. 그는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여당 대선 주자들의 비판에 대해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주장이고 타 시·도민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면 타 시·도에서도 필요하면 하면 되는 것”이라며 “(경기도에 대한 비판은) 아프리카 어느 나라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데 왜 우리 나라만 지급하냐는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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