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文케어 사실상 실패"…건보 보장률 1.5%p 올랐다 [view]

중앙일보

입력 2021.08.13 05:00

업데이트 2021.08.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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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케어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참여연대)
"문 케어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고, 정책 목표치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실패를 은폐하려는 게 아니냐."(경실련 남은경 정책국장)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2일 나란히 문 케어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 단체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미미하게 올랐는데도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케어는 2017년 8월 시행했다. 2022년까지 31조원을 투자해 진료비의 건보 보장률을 62.7%(2017년 기준)에서 70%로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4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열어 “건보 보장성 강화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정책”이라며 "국민으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중 하나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시민단체와 상당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이날 행사에서 유리한 지표만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말까지 3700만명의 국민이 9조 2000억원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건보 확대 항목을 열거했다. 특진비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 병실(1~2인실) 건보 적용, 간호ㆍ간병 서비스 확대, MRIㆍ초음파 검사 건보 확대 등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난임시술(27만명, 평균 192만원 경감), 아동 충치치료(124만명, 평균 15만원 경감), 중증 치매(6만 명, 평균 69만원 경감) 환자의 부담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이날 행사는 KTV로 생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일부 성과가 있다. 2020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자했으니 성과가 없으면 그게 이상하다. 경실련 남은경 국장은 "재정을 투자했으니 환자 부담이 주는 건 당연하다"며 "그런데 12일 발표에서 '목표치 70%'는 쏙 뺐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목표치에 다다른 5세 이하 아동, 65세 이상 노인의 보장률 변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전체 건보 보장률은 2017년 62.7%, 2018년 63.8%, 2019년 64.2%로 소폭 상승했고, 이날 자료에 넣지 않았다. 14~64세 보장률 변화(55.1%→56.3%)도 마찬가지다. 참여연대는 "2017년 대비 1.5% 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고, 이는 문재인 정부 공약(70%)에 한창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2011년(63%)과 별 차이가 없다. 경실련 남 국장은 "2022년 70%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이 233개 종합병원 의료수입(2016~2019년)을 분석했더니 민간병원 180개의 보장률이 63%에 불과했다. 병원 간 격차가 컸는데, 경희대병원은 53.3%, 화순전남대병원은 79.2%였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정책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과 관련, “전체 보장률 관점에서 보면 맞다”면서 “그래도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중증(질환) 관련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을 이용하는 중증질환자의 보장률은 70%에 육박한다.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액·중증 상위 50개 질환 보장률도 2017년 77.8%에서 2019년 78.9%로 오르는 데 그쳤다.

보장률 소폭 상승 이유는 비급여(비보험) 진료비 통제에 여전히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 국장은 "2018년에는 문 케어 효과가 어느 정도 났지만 2019년엔 정체 상태를 보인다. 의료기관들이 비급여를 늘리거나 새로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병원별 비급여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재난적 의료비(가계가 감당하기 힘든 의료비) 감소 효과가 미미해 저소득층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의료비로 인한 빈곤화율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남은경 국장은 "정부가 별로 내세울 만한 정책이 없으니 문 케어를 들고나온 것 같은데, 그것도 자세한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고 쇼하듯 행사를 한다. 전형적인 문재인식 발표방식"이라며 "비급여를 통제할 수 있는 법률이 만들어졌는데도 정부 고시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건보 보장성 강화 재설계를 주문한다. 정 교수는 "필수의료는 건보 보장률을 높여 환자 부담을 낮추고, 선택적 성격의 진료는 높이는 게 좋다"며 "새로 나오는 실손보험이 환자 법정 본인부담금(입원 시 20%)은 제외하고 비급여만 커버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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