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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광 내주는 게 이준석 역할…겸손할수록 세상이 더 알아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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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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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논객 전원책(66·사진) 변호사가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했다. 지난 7일 중앙일보와의 ‘보이스(VOICE)’ 인터뷰에서다. 그는 “이준석 리스크와 야권의 콘텐트 부재가 여당 재집권 가능성을 높인다”며 이준석 대표에게 ‘겸손’을 주문했다.

보수 논객 전원책 인터뷰서 쓴소리 #당 대표가 후보들 줄 세우면 안돼 #내부보다 정부·여당에 할 말 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가 충돌하고 있다.
“당내 후보들과 각을 세우는 게 당 대표의 일이 아니다. 당 대표가 리스크가 되면 안 된다. 지금 당 대표는 후보들 광(光)내 주는 일만 하면 된다. 본인이 또 원외 당 대표 아닌가. 그런데 이 대표는 자꾸 (후보들) 줄을 세운다. ‘자, 뭐 합시다’며 폼을 잡는다. 그리고 당 대표가 왜 자꾸 시도 때도 없이 방송에 나와 토론을 하나. 백신 부족부터 한·미 연합훈련 연기 논란까지 정부·여당을 공격할 거리가 많은데, 당 대표가 제대로 말을 안한다. 공부가 안 됐는지, 당 대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몰라서 그런지….”
윤석열의 승리가 이준석 개인에게 득 될 게 없어서란 관측도 있다.
“어차피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터 당 대표는 안 보인다. 정치인 이준석이 더 크게 성장하려면 ‘끊임없이 겸손해도 남이 더 알아준다. 겸손할수록 남이 더 알아준다’는 걸 배웠으면 한다. 최고위원회의 도중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이 찾아오면 잠시 양해를 구하고 마중 나가면 된다. 그러면 ‘15분 동안이나 대기시켰다’는 말도 안 나왔겠지. 아직 부족한 면이 보인다.”
스스로 정치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아닐까.
“자기가 대단히 뛰어나고 실력이 좋아서 당 대표가 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이 대표를 아끼는 입장에서 하는 얘기다. 본인이 겸손하면 세상이 더 알아준다.”
윤 전 총장은 지지율이 하락 추세다.
“‘X-파일’ 사건이나 ‘처가 리스크’가 중도층 흡수에 장애가 됐을 거다. 또 실언(失言)도 있지 않나. 이게 진의(眞意)는 따로 있는데, 예를 잘못 든다. ‘여의도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나도 이렇게 많이 알고 있다’는 걸 자꾸 은연중에 드러내려니 문제다. ‘나 공부돼 있어. 나 많이 알아’ 이럴 필요 없다. 대중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끌려간다. 킬러 콘텐트가 없다.”
“박근혜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 등 보수진영을 향한 구애도 하던데.
“보수는 윤 전 총장에게 반감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만 구속한 게 아니지 않나. 줄줄이 다 엮어 감옥에 넣었다. 본인은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는데, 아니다. 2017년 2월 특검 수사 기록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됐다.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를 지휘하며 3월에 영장 청구하고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그 바탕이 된 수사 기록은 전부 박영수 특검이 틀을 짰다. 그런데도 ‘나는 안 했어요. 우린 불구속하려고 했어요’라고 하면 반감만 사지. 피 묻은 손을 흰 장갑으로 가린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진솔해야지. ‘내가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이런저런 법리를 적용했지만, 참 가슴이 아프다. 국격 생각해서 사면하면 좋겠다’고 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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