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위대한 승츠비'..그 허무한 피날레

중앙일보

입력 2021.08.12 22:38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1)가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12일 성매매 알선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승리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11억 5천여 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사진은 2020년 3월 9일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는 승리. 연합뉴스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1)가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12일 성매매 알선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승리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11억 5천여 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사진은 2020년 3월 9일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는 승리. 연합뉴스

버닝썬 사건 승리, 군사재판에서 실형3년 선고로 강제전역
연예인 마약, 조폭, 비호경찰 의혹들 슬그머니 사라지고..

1.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버닝썬’ 사건이 12일 일단락됐습니다. 빅뱅 멤버 승리(31)에게 징역 3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사건발생후 입대한 승리는 9월 전역을 앞두고 군사법원에서 실형선고를 받음으로써 강제전역당해 수감생활을 해야합니다. 영화같던 얘기들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2. 발단은 2018년 11월 강남 나이트클럽 폭행사건이었습니다. 폭행 피해자가 집요하게 고발했습니다. 자신이 폭행 피해자인데..경찰이 가해자로 체포했다는 겁니다. 2019년 2월 MBC 뉴스데스크 보도로 폭발했습니다. 나이트클럽 대표가 아이돌 승리였기에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사건이 커진 건 경찰의 비호가능성이었습니다.

3. 폭탄은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방이었습니다. ‘경찰총장(?)이 해결해주기로 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2016년 승리가 라운지바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알던 윤규근 (경찰)총경이 지목됐습니다. 승리의 중학교(광주광역시 소재) 선배로..문재인 청와대에서 근무하다가 경찰청 인사담당관으로 옮긴 실세였습니다. 동향 출신 정치인과 폭력배까지 거론돼 ‘광주커넥션’이라 불렸습니다.

4. 세간의 관심을 더 끌어모은 건 카톡방에서 쏟아진 성폭행 관련 자료들입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대화와 성폭행 증거자료들이 쏟아졌습니다. 카톡방 멤버인 가수 정준영 등이 성폭행와 영상제작ㆍ유포 등 파렴치범으로 잡혀들어갔습니다.
더욱 경악한 건 만연한 마약이었습니다. 흔히 물뽕이라 불리는 마약으로 성폭행 대상을 혼절하게 만든 다음 폭행 촬영했습니다.

5. ‘악의 꽃’ 승리는 사건 직전까지‘위대한 승츠비’로 불렸습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비유됐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는 글로벌 사업가, 주짓수에 몰입하는 열정적 스포츠맨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터지면서 시청자들은 배신감에 떨었습니다. ‘위대한 승츠비’가 아니라..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베테랑’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6. 승리는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군사재판은 9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성폭력,성접대,성매매,불법촬영,상습도박,특수폭행교사(폭력배동원) 등등. 승리는 미국 카지노에서 22억원 도박판을 벌일 당시 자금을 불법조달했다는 ‘외국환거래법 위반’혐의만 인정했습니다.

7. 위대한 개츠비는 사랑을 되찾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승리는 무엇을 위해 이런 무도한 짓을 저질렀을까요? 승츠비로 불리던 시절 그는‘성공한 사업가’임을 자부했습니다.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진짜로 (사업운영을) 한다. 내가 빅뱅 다른 멤버들보다 잘할 수 있는게 사업이다. 이젠 노하우가 생겼다. 딱 한가지만 했다. 포기하지 않는 것.’

8.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초라한 승츠비만 남아 벌을 받게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마약 연예인, 이들 주변의 조폭, 이를 비호하는 경찰, 그 뒤에 어른거리던 정치권력까지 사방으로 뻗치던 의혹들은 모두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성매매알선으로 기소됐던 동업자, 마약투약혐의로 구속됐던 친구, 비호세력 경찰총장은 모두 기소유예로 풀려났습니다.
태산명동서일필..태산이 흔들리는듯 떠들썩하더니 쥐 한마리 지나가고 만 꼴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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