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주치의 치과? 나의 가려운 데 긁어주는 곳

중앙일보

입력 2021.08.12 11:00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32)

정기적으로 방문할 주치의 치과를 확정하기 전에는 한 곳만 가보기 보다는, 2~3 곳을 비교해보고 본인과 마음이 맞는 편한 병원을 선택해야한다. [사진 pxhere]

정기적으로 방문할 주치의 치과를 확정하기 전에는 한 곳만 가보기 보다는, 2~3 곳을 비교해보고 본인과 마음이 맞는 편한 병원을 선택해야한다. [사진 pxhere]

지난 회차에서는 치과에서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의 부재로 다툼이 생긴 경우를 알려드렸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예고 드린 대로 ‘나에게 딱 맞는 좋은 치과’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남들이 만족한 치과라고 과연 나에게도 좋은 치과일까요? 앞으로 내가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방문할 수 있는 치과를 찾을 때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30년 이상 치과의사로서의 경험에 근거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정확한 진단과정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워주는 치과
환자와 치료계획을 정하고 전달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치과의사라 할지라도 환자의 이상을 한눈에 판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정확하고도 적절한 진단과 치료계획은 시진, 촉진, 타진 등의 세심하고 정밀한 검진과 여러 장비를 이용한 검사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에 치과의사의 지식과 경험을 더해 이뤄집니다. 일부 치과에서는 치과의사가 방사선 검사도 하지 않고 치아우식증(충치)의 유무와 정도를 판단해 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고, 또 경미한 이상 있는 경우에 환자에게 정확한 상태를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 모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치료계획이 다 각도로 제시되는 치과

현재 상태의 경중에 따라 치료의 우선 순위를 정해 주어 심적, 경제적 부담감을 덜어주는데 신경을 써주는 치과가 좋다. [사진 pxhere]

현재 상태의 경중에 따라 치료의 우선 순위를 정해 주어 심적, 경제적 부담감을 덜어주는데 신경을 써주는 치과가 좋다. [사진 pxhere]

비슷한 구강 이상에 대한 치료계획은 똑같지가 않습니다. 환자의 치료 방법에 대한 선호도, 나이, 건강, 경제적 요건 등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충치 치료 방법을 오로지 인레이 한 가지를, 치아를 빼어야만 할 때 발치 후 오로지 임플란트 한 가지 방법만을 설명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몇 가지 치료의 종류를 알려주지 않고 이렇게 한가지만 강조하는 치과는 재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현재 상태의 경중에 따라 치료의 우선 순위를 정해 주어 한꺼번에 치료를 해야하는 심적, 경제적 부담감을 덜어주는데 신경을 써주는 치과가 좋겠습니다.

터무니없이 치료비용이 비싸거나 싸지 않은 치과
이전의 글에서 치과에서의 진료비용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항목과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항목이 있다는 것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급여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하고 치과에서는 법적으로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가끔 보험 진료는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상대적으로 치료비용이 고가인 비급여 치료만을 설명하는 치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방법은 현재 환자의 상태에는 걸맞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과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법은 없다고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또 다른 상황은 타 치과에 비해서 치료비용이 너무 저렴한 경우입니다. 물론 이 중에서 치료의 질도 좋은 치과도 있겠지만, 치료의 단가는 싸다고 느끼도록 한 후에 치료해야 할 범위를 더 많이 책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예를 들면 임플란트 비용이 인근 다른 치과에 비해서 반값이지만 개수를 2~3배 많이 계획합니다. 그리고 굳이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면서 지낼만한 작은 이상도 꼭 치료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합니다. 그래서 여러 치과에서의 상담내용을 비교분석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치과의사와 직원 모두 상담을 자세하게 잘 해주는 치과
치과에 따라서 거의 모든 상담을 치과의사가 또는 상담직원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바람직하지만은 않습니다.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처음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내용과 치료계획의 큰 그림은 치과의사가, 이어서 비용과 세부적인 일정에 관하여는 직원이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세밀한 부분까지 치과의사가 직접 다 설명해주는 것이 물론 가장 좋을 수 있지만, 다른 환자의 진료도 해야하므로 장시간 기다리는 일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는 직원에게 위임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 검사 후에 모든 설명을 상담실장이 하는 경우도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주치의가 지시를 잘했고 경험이 많은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치과의사만큼의 지식이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진단과 치료계획 상담 과정 중, 치료 받은 후 느끼는 증상에 대해 문의하는데 원장은 나와보지도 않고 접수대의 직원이 모든 응대를 한다면 재고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소독이 철저한 치과

진료에 사용되어지는 기본적인 기구와 드릴 등은 소독된 비닐포장 상태로 진료실에 준비되어져야 한다. [사진 pxhere]

진료에 사용되어지는 기본적인 기구와 드릴 등은 소독된 비닐포장 상태로 진료실에 준비되어져야 한다. [사진 pxhere]

코로나 시국에는 더 강조할 필요도 없는 내용입니다. 환자간의 교차감염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입안에서 진료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기구와 드릴 등은 소독된 비닐포장 상태로 진료실에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의료진은 환자마다 글러브를 갈아끼어야 합니다.

다른 치과를 소개해주는 치과, 다른 치과에서 소개해주는 치과
일반적인 치과진료는 한 치과의사가 모두 치료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상은 보다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치과에도 다른 병원처럼 구강외과, 구강내과, 교정과, 소아치과, 치과방사선과 등 여러 전공별 과정이 있습니다. 그 과정을 마치면 해당 진료과목의 전문의가 됩니다. 그래서 보다 더 중증의 상태 진료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해당 치과에서 치아를 살리기가 힘들지만 전문 의사가 살릴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 환자를 위해서 다른 치과를 소개해줄 수 있는 치과, 그리고 소개를 받는 치과가 좋은 치과입니다.

꼭 알려드리고 싶은 사실이 있습니다. 남들에게 좋은 치과가 꼭 내게 좋은 치과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보통 치과를 가고 싶을 때 주위에 가보고 좋았던 치과를 좀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인이 만족한 치과이니 나도 만족스럽겠다고 생각하면서 방문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생활에서 이웃이 좋아하면 나도 좋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의료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치과적 구강 상태가 똑같을 수는 없고, 또 그 상태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 병원에 바라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의 증상을 치과에서 잘 해결했다고 나에게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치과를 정할 때 꼭 ‘나와 코드가 맞는 치과’의 개념을 가지도록 권합니다. 어떤 의미이냐 하면, 정기적으로 방문할 후보 치과를 확정하기 전 한 곳만 가보지 말고, 2~3곳에서 검진과 상담을 다 받아본 후에 비교를 해보고 편하게 맞는 병원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증상 개선만이 전부가 아니라,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같은 설명이라도 나의 가려운 부분을 알아서 긁어주고, 맞춤 케어를 해줄 수 있는 치과가 가장 좋습니다.

위의 내용만으로 내가 가면 좋을 치과에 대한 모든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내용을 잘 고려해 주치의 치과를 결정한다면 앞으로 치과가 더는 가기 싫은 곳이 아니라 행복한 경험을 하고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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