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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인플레’ 우려에, 농식품부 “우유 가격 인상 미뤄달라”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낙농가를 상대로 ‘원유(原乳) 가격 인상을 미뤄달라’며 막판 설득에 들어갔다. 원유를 쓰는 우유와 치즈 같은 유제품, 커피, 제과ㆍ제빵 등 먹거리 가격 줄인상이 우려되서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으로 21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우유업계의 원유 대금 결제 관행을 감안하면 원유 가격은 오는 20일부터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우유를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1.8.9/뉴스1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우유를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1.8.9/뉴스1

축산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 라면ㆍ과자ㆍ소스 등 주요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올랐는데, 다른 식품산업에 파급 효과가 큰 우유 가격마저 오른다면 국민 식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른바 원유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식품의 가격을 밀어 올리는 '밀크 인플레이션'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원유 가격 인상을 6개월 유보하자고 낙농업계에 요청하고 있다”며 “공식 경로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으로도 꾸준히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4일 열린 낙농진흥회 소위원회 회의에서도 설득에 나섰고 지난 6일에는 전국 낙농 협동조합장을 만나 비슷한 요청을 했다.

그러나 낙농가는 가격 인상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진흥회의 가격 인상 계획을 변경하려면 이사회가 다시 열려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강제력 있는 수단이 마땅찮아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유를 쓰는 주요 생산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우유ㆍ유제품뿐만 아니라 제과ㆍ제빵ㆍ빙과 등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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