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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만에 첫 재판... 윤미향 모든 혐의 부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한국정신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며 후원금 등을 유용했다고 봤다. 2011년부터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의원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보조금관리법) 위반·사기·지방재정법 위반·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업무상 횡령·배임·준사기 등 8개 혐의를 받고 있다.

11개월 만에 첫 재판 “재판서 진실 밝힐 것”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문병찬)는 11일 오후 2시 30분 윤 의원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기소된 지 11개월 만이다. 그동안 검찰과 윤 의원 측이 증인과 증거 채택을 두고 진행한 공판준비기일만 6차례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재판에 출석하며 “재판에서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후원금 유용 혐의를 인정하는가”, “여전히 공소사실을 부인하는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하실 말씀 없는가” 등 취재진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윤미향 “정대협, 윤미향 사조직 될 수 없어” 

윤 의원은 재판장에서 “30년간 정대협 활동가로서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피해자의 손을 잡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활동가로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은 정대협이 저의 사조직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하지만 정대협은 윤미향의 사조직이 아니고 사조직이 될 수도 없다”면서 “저를 포함한 3인 공동대표도 회원단체 추천받아 선출됐다”고 덧붙였다.

8가지 혐의 모두 부인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해 5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대책 관련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며 수요집회 불참 선언 기자회견을 열며 불거졌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9월 윤 의원을 8가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내며 박물관을 허위 신고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3억여원을 타내고(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후원금 약 1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봤다. 또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2017년 7월 치매 검사에서 중증 치매 판정을 받았음에도 할머니의 심신 장애 상태를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했다(준사기)고 봤다.

검찰이 기소한 윤미향 의원 혐의와 액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검찰이 기소한 윤미향 의원 혐의와 액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날 재판장에서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박물관을 허위로 등록해 보조금을 부정수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윤 의원이 보조금을 통해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유용하는 등 사기 고의가 없었고, 박물관에 학예사의 상주 여부는 해석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부금품법 위반에 대해선 정기 회비 등 후원회비 등은 법률상 기부금품이 아니며, 김복동 할머니 장례금 모금 역시 조의금이지 기부금으로 볼 수 없다고 변론했다. 업무상 횡령은 검찰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 선물 등 정대협 활동에 사용된 돈까지 횡령으로 보는 등 색안경 끼고 피고인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준사기 혐의에 대해 변호인 측은 “길원옥 할머니는 2019년 일본 정부 상대 손배소 참여하고 지난해 양자 입양 등을 했다”며 심신 장애 상태에 대한 검찰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성쉼터 배임 의혹에 대해서는 “복지시설이나 위치를 보면 적정가격에 매수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의 감정평가에는 건물과 조경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 종료 후 윤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나”, “할머니들께 할 말 없나”는 취재진에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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