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에 규제도 안먹힌다…지난달 가계대출, 역대 최대 증가

중앙일보

입력 2021.08.11 12:02

업데이트 2021.08.11 16:02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9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7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4년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9조7000억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9조7000억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이다. 한달 전보다 9조7000억원 증가했다. 6월(6조3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커졌다. 7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가계대출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7월 기록한 증가액(7조6000억원)이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골고루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758조4000억원) 한 달 전보다 6조1000억원 증가했다. 7월 기준으로는 2015년 7월(6조4000억원) 이후 증가규모가 가장 크다. 주택 매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데다, 아파트 중도금 납부 등을 위한 집단대출도 증가한 결과다. 전세대출도 한 달 사이 2조8000억원이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280조8000억원)도 전달보다 3조6000억원 증가했다. 6월(1조3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5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10조3000억)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늘어난 가계대출 5조6000억원이 합산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0% 수준으로,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5~6%)를 상회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7월 말 집중된 IPO 청약증거금이 환불되어 8월 첫째주 가계대출 잔액은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이런 특이요소를 고려할 때 7월 중 가계대출은 금년 상반기 월평균 수준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가계대출 증가율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7월부터는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가 결정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적용되는 등 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됐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등으로 인해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현재로서는 주택 매매나 전세 관련 자금 수요,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수요, 코로나19 관련 생활 자금 수요 등 대출 수요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대출 총량관리 강도나 대출 규제 효과 등을 좀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부동산 고점' 경고에도 ‘빚투(빚 내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30대의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 한은에 따르면 30대의 올해 1분기 기준 소득 대비 부채 비중(LTI)은 266.9%로 전 연령 중 가장 높았다. 갚아야 할 대출 잔액이 연간소득의 2.6배라는 뜻이다. 30대 LTI는 224.1%(2017년 말)→235.2%(2018년 말)→238.3%(2019년 말)→262.2%(2020년 말)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1033조5000억원)도 전달보다 11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지난 6월(5조1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가계대출 7월 증가액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폭이다. 중소기업대출(9조1000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4조2000억원) 모두 7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늘어난 결과다. 정책금융기관 등의 금융지원이 증가한데다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자금 수요도 늘어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6월 분기말을 맞아 일시상환한 대출을 다시 받거나 부가가치세 관련 자금 대출 등 계절적 요인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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