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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무대 사라진 연주자들 22대 1 경쟁률 뚫고 모였다

중앙일보

입력

10일 열린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간담회에 연주자와 관계자들이 모였다. [사진 예술의전당]

10일 열린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간담회에 연주자와 관계자들이 모였다. [사진 예술의전당]

이달 말 서울 예술의전당에 사흘동안 160여명의 연주자가 출연한다. 예술의전당이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와 함께 주최하는 여름음악축제다.

27~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사흘동안 오케스트라 포함 160여명 출연

코로나19로 무대가 사라지면서 타격을 입은 연주자들, 공연을 만드는 회사들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취지다.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의전당 유인택 사장은 “클래식 연주자, 기획사, 제작자, 매니지먼트사가 그늘에 가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클래식 공연을 기획·제작하고 연주자들을 매니지먼트하는 민간 업체 150여곳이 속한 단체다. 협회의 이창주 회장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회원사의 매출이 지난해 90%, 올해는 70% 감소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축제는 27~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300석)과 인춘아트홀(100석)에서 동시다발로 열린다. 27일 오후 7시30분 SAC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이승원,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함께 개막 공연을 하고, 28일엔 두 공연장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7시30분 동시에 공연이 열린다. 리수스 콰르텟, 아레테 콰르텟 등 현악4중주 팀(오전 11시 콘서트홀), 기타 듀오 팀(오전 11시 인춘아트홀)과 피아니스트 김홍기, 바이올리니스트 이우일(오후 7시30분 인춘아트홀) 등이 출연한다. 사흘째인 29일에도 두 공연장을 합쳐 세 번의 공연이 준비돼있다. 관악 합주와 피아노 3중주 공연(오전 11시), 하모니카와 타악기 독주(오후 2시), SAC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피아니스트 원재연과 함께 여는 폐막 공연(오후 7시30분)이다.

오케스트라 단원을 포함해 이번 축제 참여 연주자는 총 160여명이다. 예술의전당과 협회는 공모를 통해 연주자를 선발했다. 지휘자 1명 선발에 22명이 지원했고, 개인과 앙상블 13팀 선발에는 184팀이 접수해 각각 22대 1,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인택 사장은 “예술가들이 무대를 잃어버린 지 2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과 협회는 이 축제는 매년 열고 규모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창주 회장은 “코로나19는 축제 시작의 명분이었다. 앞으로는 한국의 클래식계 위상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독주자, 앙상블, 오케스트라가 대규모로 한 무대에 오르면서 음악적 실력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한국 클래식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해외의 에이전시 관계자들도 이 축제를 보고 연주자들을 선발해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인택 사장은 “내년부터는 기간과 규모를 두 배로 키울 계획이다. 올해 좋은 평가를 받아 재원을 더 확보하고 우수한 청년 음악가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들도 기대감을 표현했다. 지휘자 이승원은 “이런 시국에 큰 오케스트라 연주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한국 음악가들의 위상을 느껴볼 기회”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원재연은 “작곡가 슈만은 ‘인간의 어두운 마음에 빛을 보내는 게 아티스트의 일’이라고 했다. 이번 기회에 그 소명을 다 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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