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전군에 백신 접종명령"…불복종 땐 처벌·불명예 제대?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16:53

업데이트 2021.08.10 17:13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모든 군인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추진한다.

美 국방, 9월 중순까지 백신 의무화 추진
FDA 정식 승인 나면 즉각 백신 접종 명령
승인 안 나면 대통령에게 특별 요청을
미군 130만 명 중 1회 이상 접종 73%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73% 미군을 제외한 나머지 비접종자에게 접종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이를 거부하면 처벌 또는 불명예 제대를 각오해야 한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9일(현지시간) 전군에 보낸 메모에서 "9월 중순까지 모든 병력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명령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각 군은 의무 접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9월 이전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정식으로 승인하면 오스틴 장관이 곧바로 접종을 요구할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때까지 FDA가 화이자 백신을 정식으로 승인하지 않을 경우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승인(Presidential waiver)을 얻어 접종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늦어도 9월 중순까지 군인들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목록에 추가하겠다는 오스틴 장관 계획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7개 백신에 대해 이미 의무 접종을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FDA가 화이자 백신 정식 승인을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까지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이자 백신은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접종을 시작했다.

국방부가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최근 확산 중인 델타 변이가 군인 건강과 군 준비태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커비 대변인은 델타 변이 확산이 이번 계획을 결정한 결정적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아직 전시상황"이라며 "백신 접종은 우리 군인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가족을 더 잘 보호하며, 우리 군대가 세계 어느 곳에서든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미군에 따르면 현역 군인의 73%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62%는 접종을 끝마쳤다고 미 공영라디오 NPR이 전했다.

국방부는 접종을 거부하는 군인에 대한 처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접종 거부는 명령 불복종에 해당해 군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지적이다.

처벌은 견책과 구금, 감봉 또는 정직, 불명예제대까지 다양한 수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신 거부자는 명령 불복종 사실을 인사기록 카드에 기재해 앞으로 진급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만약 FDA가 다음 달 전에 정식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경우 대통령 권한으로 백신을 강제하는 데 대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긴급사용승인 단계에서 백신을 강제로 접종 의무화한 사례로 전문가들은 탄저병 백신 사례를 꼽는다. 군은 긴급사용승인만 받은 탄저병 백신에 대한 접종을 1998년 시작했는데, 정식 승인을 받은 건 2002년이 돼서였다.

한 공군이 탄저병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 항소법원은 상관이 내린 적법한 명령을 고의로 거역했다는 이유로 정부 손을 들어줬다.

또 다른 소송에선 군인들의 탄저병 백신 접종을 막는 명령을 법원이 내렸고, 최종적으로 군이 장병들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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