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억→7조” 모더나 ‘백신 돈방석’…“공급 차질 책임 안 진다” 비판도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16:49

업데이트 2021.08.10 17:05

영국 런던의 센트럴미들섹스병원에서 영국인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 중이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센트럴미들섹스병원에서 영국인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 중이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메신저리보핵산(mRNA) 계열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향후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등 mRNA 백신업체
효과 인정 받으면서 상반기 ‘역대급 실적’
“가격 인상으로 내년 실적이 더 좋을 듯”

9일(현지시각)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올해 124억 유로(약 16조7000억원)로 예상했던 백신 매출액을 159억 유로(약 21조4000억원)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이 올해 22억 회분, 내년 이후 10억 회분에 달한다는 게 전망치 수정의 배경이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화이자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회사다.

주요 mRNA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상반기 실적. 그래픽 김영옥 기자

주요 mRNA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상반기 실적. 그래픽 김영옥 기자

화이자는 올해 상반기 335억5900만 달러(약 38조4600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199억4700만 달러·약 22조9100억원) 대비 68.2% 늘었다. 이 가운데 백신 관련 매출이 33.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순이익(104억4000만 달러·약 11조96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68억2800만 달러·약 7조8400억원) 대비 52.9% 증가했다.

2010년 설립돼 바이오업계에서는 ‘신출내기’에 속하는 모더나도 백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상반기 매출액이 62억9100만 달러(약 7조2100억원)로 집계했다. 지난해 상반기 7500만 달러(약 860억원)와 비교하면 덩치(매출)가 84배가 됐다. 상반기 코로나19 백신을 3억200만 도스 판매한 덕분이다. 같은 기간 2억4100만 달러(약 2800억원) 적자였으나 40억100만 달러(약 4조5900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극적인 반전’이다.

화이자 매출 68% 늘고, 모더나 4조 흑자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모더나는 상반기 코로나19 백신을 3억200만도즈 판매하면서 순이익(40억1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모더나는 상반기 코로나19 백신을 3억200만도즈 판매하면서 순이익(40억1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mRNA 백신 제조사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해서다. 백신의 효과가 비교적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도 세 회사의 호실적을 부채질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접종 후 6개월간 예방 효과는 90% 안팎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밴슬 모더나 대표는 이번 실적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6개월 후에도 93%의 효능을 지속적으로 나타냈다”고 말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수급 조절 실패 있을 수 없는 일” 지적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 현황. 그래픽 김영옥 기자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 현황. 그래픽 김영옥 기자

전 세계에서 현찰을 쓸어 담고 있지만, 수급 조절에 실패하면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체코·스페인·일본 등지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금까지 모더나 백신은 세 차례 공급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국내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졌다. 정부는 16일 이후 mRNA 계열 백신 2차 접종이 예정된 사람의 접종 주기(기존 3·4주→6주 간격)를 변경하면서 공급 차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은 “백신 공급 차질은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 세계가 백신을 원하는 특수 상황이라 모더나에 위약금을 물리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도 9일 “백신의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 공급 차질을 계약 위반이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도 제조사가 ‘큰 소리’를 내는 모양새다. 백신 가격 결정력을 사실상 쥐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에 도즈당 19.5달러(약 2만2400원)에 백신을 판매했던 화이자는 최근 판매가를 도즈당 24달러(약 2만7600원)로 올렸다. 유럽연합(EU) 판매가도 도즈당 15.5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유로(약 2만6300원)로 인상했다.

최초 1억 도즈를 도즈당 15달러(약 1만7200원)에 미국 정부에 넘겼던 모더나 역시 도즈당 16.5달러(약 1만9000원)로 가격을 변경했다. 미국 이외의 고소득 국가에 판매하는 모더나 백신 가격은 도즈당 32~37달러(약 3만6800~4만2500원)로 더 비싸다.

부스터샷, 가격 인상으로 내년도 ‘장밋빛’

화이자가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백신 개발에 성공한 덕분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올해 실적이 개선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가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백신 개발에 성공한 덕분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올해 실적이 개선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mRNA 백신 제조사의 호실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모더나는 내년 120억 달러(13조7700억원) 규모의 백신 계약을 해둔 상태다. 각국이 계약 연장을 하면 이 규모는 80억 달러(약 9조1800억원)가량 늘어난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내년 약 40억 도즈를 생산할 준비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화이자는 아직 내년 예상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각국이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추진하면 실적은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마요클리닉 헬스시스템 연구진은 9일(현지시각)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모더나 백신이 76%, 화이자 백신이 42%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를 진행한 벵키 순다라라잔 엔퍼런스 박사는 “연초 화이자·모더나를 접종한 사람에게 부스터샷이 곧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즐렘 튀레지 바이오엔테크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1·2차 접종 후 2~12개월 사이에 3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회사가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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