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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도로' 탔다는 中 신에너지車…과잉생산에 줄도산 위기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10:00

업데이트 2021.08.10 10:13

올해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이 “쾌속도로”에 들어섰다.

올 상반기 신에너지 차 생산량과 판매량이 각각 121만 5000대, 120만 6000대 판매됐다. 이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0% 넘게 증가한 수치로, 칩 품귀 현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보였다.

ⓒ비주얼차이나(Visual China)

ⓒ비주얼차이나(Visual China)

중국 신에너지 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이 분야에 뛰어든 업체 역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몸집이 불어남과 동시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과잉생산에 따른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다.

과잉생산, 신흥 업체 줄도산 코앞  

2019년 5월부터 바이톤(Byton, 拜騰) 산하 즈싱(知行)에 납품하기 시작했는데 그해 10월부터 대금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지급하지 않았다. 총 250만여 위안(약 4억 4000만 원)이 체납된 상태다.

쑨런쥔(孫仁軍) 쑤저우(蘇州) 런이(仁義)기계공구 대표는 "결국 법원에 파산 청산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바이톤 자동차가 직면한 어려움은 신흥 자동차 제조업체가 봉착한 상황의 축소판이다.

바이톤(拜騰)의 M-BYTE 전기차 모델. ⓒ바이톤

바이톤(拜騰)의 M-BYTE 전기차 모델. ⓒ바이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신흥 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2015~2017년, 당시 생산능력은 매년 2000만 대에 달했다. 그러나 몇몇 선두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흥 업체는 양산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매출 실적은 참담했다. 지난해 한 대도 판매하지 못한 업체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잉생산 문제가 두드러졌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 생산 설비 가동률은 2017년의 66.6%에서 지난해에는 48.5%로 낮아졌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

한 전문가는 전통 자동차 업체가 점진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린 것 외에 신흥 업체가 생산시설 건설에 나선 것 역시 생산능력 가동률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생산 설비 가동률 하락은 결국 신흥 업체의 적자로 이어진다.

중국 전기차 신흥 업체 니오(NIO). ⓒWSJ

중국 전기차 신흥 업체 니오(NIO). ⓒWSJ

신흥 업체 중 니오(蔚來, NIO), 샤오펑모터스(Xpeng Motor), 리샹 자동차(理想汽車) 등은 양산에 들어가 상장에 성공하는 등 선순환의 길을 걷고 있다.

반면 싸이린(賽麟), 보쥔(博郡), 창장(長江) 등은 생산 중단, 임금 체불, 파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신흥 업체를 중심으로 줄줄이 도산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문가의 예측도 나왔다.

전략적 신흥산업, 너도나도 출사표  

1기 신흥 업체가 여전히 진흙탕에서 못 벗어난 상황에서 2기 신흥 업체 군단이 무섭게 돌진해 오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한 신에너지 차 관련 기업은 7만 3000 개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3.4% 급증했다. 바이두, 폭스콘, 디디추싱(滴滴出行), 샤오미, 360 등 대기업들이 완성차 제조 분야에 진출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한 업계 인사는 "신흥산업 발전 초기에는 신흥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대다수 신흥 업체가 '우선 올라타 보고 생각하자'는 식으로 대열에 들어섰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신에너지 차 산업은 정책적 지원을 받는 전략적 신흥산업이기에 많은 업체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의욕이 앞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기업이 적지 않다.

2017년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에 자리 잡은 싸이린 자동차의 경우 프로젝트 총 투자 규모가 178억 위안(3조 163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난퉁의 단일 기업 중 최대 투자 규모인 제조업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현재는 사양길을 걷고 있다.

중국 싸이린(賽麟)자동차. ⓒ바이두

중국 싸이린(賽麟)자동차. ⓒ바이두

일부 지방정부 역시 마음이 앞서 신에너지 차 프로젝트 관련 관리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장쑤성 발전개혁위원회는 프로젝트 건설 및 생산 규정 위반, 자동차 산업 투자에 대한 특혜 제공 등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돈'이 능사 아냐” 새로운 발상 필요한 신에너지 차 산업

신흥 업체의 출현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무엇보다 '자본'인 것으로 보인다.

신흥 업체가 크게 증가했던 2018년 당시 창안자동차 사장을 역임했던 주화룽(朱華榮)은 "돈만 가지고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면서 "자본 유입이 산업 경쟁력과 발전 법칙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인사는 "문제의 본질은 생산능력 과잉 그 자체가 아니라 낙후된 생산능력 과잉"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실 2기 신흥세력 군단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상당히 포진해 있다. 바이두는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하기 전 10년 동안 자율 주행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해 오면서 여러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왔다.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에서 방문객이 바이두의 스마트 시스템을 탑재한 WM 차량을 확인하고 있다. ⓒchina daily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에서 방문객이 바이두의 스마트 시스템을 탑재한 WM 차량을 확인하고 있다. ⓒchina daily

1기 신흥 업체가 걸핏하면 100억 위안(1조 7765억 원) 대 투자를 추진했던 것과 달리 레이쥔(雷軍) 샤오미 CEO는 자동차 자율 주행 부문에서 500명의 기술인력을 우선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샤오미 역시 '돈'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인상을 지우기 위한 모습이다.

추이둥수(崔東樹)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사무총장은 "신흥 업체의 대거 등장은 신에너지 차 산업 발전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라며 "이들의 출현이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더해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 기술, 패러다임을 가져왔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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