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인인사이트]2030 직장인들이 '퍼스널 브랜딩'에 열광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07:00

업데이트 2021.08.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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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회사에서 월급 받는 사람보다 플랫폼에서 정산받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라고 해요.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알리는 게 필수인 거죠.”

창업은 말처럼 쉽지 않고, 평생직장은 사라진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흔히 ‘셀프 브랜딩’이라고도 불리는 퍼스널 브랜딩은 과거의 ‘자기 PR’과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나만의 개성과 매력, 재능을 브랜드화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펙으로도 더는 차별화가 안 되는 시대,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활동’인 셈이다.

김키미 씨의 책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는 이런 세태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책은 카카오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인 김 씨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퍼스널 브랜딩 입문서’다.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3개월 만에 8쇄를 찍었다.

토스에서 콘텐트를 만드는 손현 씨의 책 『글쓰기의 쓸모』도 마찬가지다. 손 씨는 올해 초 지식콘텐트 플랫폼 ‘폴인’에 연재했던 '에디터의 글쓰기'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퍼스널 브랜딩이 되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줘 화제가 됐다.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책을 쓴 두 30대 직장인 작가를 지난달 28일 화상으로 만났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이 왜 퍼스널 브랜딩에 열광하는지,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왼쪽부터 손현 토스 콘텐츠 매니저와 김키미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 [사진 본인 제공]

왼쪽부터 손현 토스 콘텐츠 매니저와 김키미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 [사진 본인 제공]

두 분은 퍼스널 브랜딩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손현(이하 ‘손’) : '나'라는 1인 기업의 대표이자 유일한 실무자가 되는 것? 돌이켜보면 요즘처럼 퍼스널 브랜딩이란 단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저는 에디터로서 다른 저자의 퍼스널 브랜딩을 돕는 일을 해왔어요. 누군가의 콘텐트가 팔릴 수 있도록 그 컨셉이나 기획을 더욱 뾰족하게 다듬는 게 주요 업무였거든요. 결국 방점은 브랜딩보다는, 자립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중심을 갖춘 개인에 있습니다.
김키미(이하 ‘김’) :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딩은 브랜드와 ing의 결합이에요. ing는 과정이고요. 결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거나, 종착지가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라고 결심에서부터 과정에 발을 들이는 거죠.
퍼스널 브랜딩에 관한 책을 내야겠다 결심한 계기는요?
손 : 글쓰기 책을 준비하면서 ‘요즘 부쩍 많은 사람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궁극적으로는 퍼스널 브랜딩에 있지 않을까요? 글쓰기는 나를 드러내고 어필하는 건데, 나를 어필하려면 내가 누군지 파악하고 나다움으로 포장해야 하잖아요. 이걸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죠. 직업으로서도 늘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도 진행 중이에요.
김 : 저의 시작은 불안감이었어요. 커리어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려고 방법을 찾다 보니 퍼스널 브랜딩에서 힌트가 보이더라고요.
어떤 힌트였나요?
김 : 크게 2가지 관점이에요. 첫 번째는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라고 자각하는 사람이 늘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출판 시장에서 ‘퇴사’라는 단어가 붐이었잖아요. 그다음에 ‘워라밸’, ‘일잘러’ 키워드로 이어졌죠. 자신보다 일과 조직을 더 중시했던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일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거예요. 이제는 회사를 벗어나는 게 문제가 아닌 거죠. 조직 안에서 일하냐, 조직 밖에서 하느냐는 선택하기 나름이에요.
여기에서 두 번째 이유, ‘플랫폼의 발전’이 등장합니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개인이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게 가능해졌어요. 앞으로는 회사에서 월급 받는 사람보다 플랫폼에서 정산받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라고 하고요.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알리는 게 필수인 거죠. 기민한 사람들은 이 변화의 흐름을 캐치하고 있고요.
두 분 모두 ‘책’이란 아날로그 매체를 선택했어요. 온라인 플랫폼 사에서 일하고 있는데요(웃음).
김 : 전통적인 매체의 경험을 한번 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라는 브랜드를 론칭할 때,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여러 미디어가 있는데요. 가장 전통적인 매체를 확보하면 이걸 기반으로 다음 스텝들이 더 원활해질 수 있어요. 설사 책이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이 책의 저자가 된 스펙은 남는 거잖아요. 저는 제 책이 ‘조직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내 힘으로 만든 한 권짜리 명함’이라고 여겨요. ‘카카오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라고 새겨진 명함보다 더 큰 위력을 갖게 될 수도 있고요.
손 : 책의 저자가 된다는 건 어느 정도의 검증된 장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물론 점점 글쓰기가 보편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개인의 미디어에 콘텐트를 발행하고 있죠. 하지만 책이란 건 특정 주제에 대해 10만 자 이상을 써야 만들 수 있잖아요. 온라인보다 최소 분량 기준이 높아요. 또,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을 한번 바닥까지 털어보는 차원에서 책을 내는 게 큰 훈련이 되지 않을까요.
왼쪽부터 손현 씨의 『글쓰기의 쓸모』, 김키미 씨의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왼쪽부터 손현 씨의 『글쓰기의 쓸모』, 김키미 씨의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김키미 씨는 첫 책의 성공 요인이 뭐라고 보세요?
김 : 출판사의 지원이 큰 몫을 했고요(웃음). 저자로서는 사실 시작부터 끝까지 브런치 팀에서 일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쏟아부은 결과인 것 같아요. 두 가지만 꼽는다면 저는 ‘결핍’과 ‘신뢰’를 얘기하고 싶어요. 경제경영이나 자기계발 분야의 타깃 독자들이 가진 ‘결핍’을 건드리는 키워드가 필요했는데 그게 퍼스널 브랜딩이었고요. ‘신뢰’는 브랜드 마케터가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책을 썼을 때 저자의 이력과 내용이 일치되잖아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책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자 소개에 직업과 소속을 드러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목차 구성, 프롤로그, 제목, 표지까지 ‘신뢰’를 기준으로 기획했죠.  그래야 구매 결정이 일어날 테니까요. 이 전략이 잘 먹힌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실시간으로 연재하는 ‘김키미의 출간일지’도 인상적이었어요.
김 : 처음 시작한 계기는 원고 마감이 필요해서였어요. 그러다 콘텐트 감이 잡히면서 기획하듯 발전시켰죠. 책 한 권이 사실 그리 비싸지 않은데 구매하기까지 꽤 망설이게 돼요. 이런 사람들에게 책을 팔려면 일단 ‘아는 책’이면 유리하겠죠. 제 책이 출간됐을 때 ‘아는 책이 나왔다’라고 반가워해 주는 사람들이 생기길 바랐어요. 이 출간일지를 1년 넘게 봐온 팔로워들이라면 책에 참여한 느낌이 들 수도 있고요.  
또, 책을 읽어서 저를 알게 된 사람이라면 인스타그램에 검색하거나 해시태그를 걸 때 자연스럽게 ‘김키미의 출간일지’가 노출되겠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구나’ 알게 되면 재밌잖아요. 브랜드의 제품 기획 스토리를 알게 되면 사람들이 더 애정이 생기는 것처럼, 책 한 권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저라는 사람에게로 연결이 되길 바랐어요.
책을 계약했던 순간부터 원고 쓰기, 마감, 출간 후 판권 면까지 #김키미출간일지 에는 책과 관련된 모든 순간이 담겨 있다. [사진 김키미 인스타그램 캡처]

책을 계약했던 순간부터 원고 쓰기, 마감, 출간 후 판권 면까지 #김키미출간일지 에는 책과 관련된 모든 순간이 담겨 있다. [사진 김키미 인스타그램 캡처]

굉장히 치밀한 브랜딩 전략이었네요(웃음). 책에서 “글쓰기의 가장 큰 보상은 브랜딩이다”라고 했는데 이번에 실제로 체감했을 것 같아요.
김 : 큰 보상이라고 느끼는 건 제가 원했던 사회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내가 어울리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내가 속하고 싶은 사회를 스스로 찾아다니고 선택하면서 살았어요. 이게 쉬운 일만은 아니잖아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일이에요. 게을리하면 도태되고요. 그런데 책을 내고 김키미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나의 가치관이나 관심사를 공개하고 나니까 상황이 바뀌었어요. 제가 애쓰지 않아도 주변에 제가 원했던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되는 걸 체감합니다. 이게 개인 브랜드가 이루는 성과 중에 가장 큰 것 같아요. 또, 인생에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얻는다는 건 큰 자양분이기도 하고요.
손현씨의 SNS에서는 개인적인 기록이나 업무 기록을 꼼꼼하게 메모해뒀다가 콘텐트에 활용하는 게 보이는데요. 노하우가 있나요?
손 : 워낙 많은 콘텐트들이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기록을 안 하면 금방 다 흘려 버리게 돼요. 온라인 기사 등을 통해 어떤 사안을 봤을 때 저만의 언어로 꼭꼭 씹어서 다시 소화하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제 글로 다시 한번 짧게라도 정리하는 거죠. 주로 트위터를 활용해요. 이렇게 정리해서 개인 SNS나 메모장에 넣어놓으면 다음에 필요할 때 끄집어내기가 훨씬 쉽더라고요.  
손현씨는 제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자이기도 한데요. 온라인에서 글쓰기로 좀 더 차별화하고 싶다면 어떤 팁이 있을까요.
손: 학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는데요. 건축가가 건축주를 설득할 때도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이미지 한장을 이기기 어려워요. 시각적으로는 한 번에 인지가 되잖아요. 이미지의 강력함을 여전히 신뢰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도 나중에 어떻게 쓸지 상상하며 메모만큼 많이 남겨둬요. 온라인에서 글을 쓰신다면, 이미지로 차별화하는 걸 추천해 드려요. 전형적인 무료 이미지보다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직접 그린 그림, 혹은 공신력 있는 자료를 그래프 차트로 시각화한다든지 이런 사소한 노력만 더해도 다르게 보이거든요. 또 한가지 팁은, 참고문헌을 잘 정리해서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설득력을 강화할 수도 있어요.
부캐가 유행인데 두 분 모두 본캐로 활동 중입니다.
김 : 본캐와부캐, 둘을 나눠서 활동할 여력이 없어요(웃음). 본캐 하나만 잘하는 것도 어려워요. 무엇보다 ‘김키미’라는 사람을 알릴 때 하나의 키워드를 정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했어요. 그 키워드에 공감한 사람이 제 SNS에 들어오면 그 이후에 ‘이 사람 매력 있네’ 하면서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게 되잖아요. 다른 키워드도 알아가게 되고요.
손 : 실명을 걸고 활동하는 게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긴 해요. 그런데 전 처음부터 실명으로 글을 쓰다가 엔지니어에서 에디터로 전업했거든요. 특별히 부캐를 생각하진 않았어요.
직장인이 본캐로 퍼스널 브랜딩을 할 때 애로사항은 없나요? 회사와의 이슈라든지요.
손 : 전 퍼스널브랜딩을 하는 조직원과 회사는 공생 관계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활동을 할 때는 회사에 항상 투명하게 사전에 공유하고 있고요. 글을 발행하기 전에는 늘 체크리스트로 점검해요. SNS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글이 검색될 수 있어요. 그래서 항상 내용의 사실관계나 제가 정확히 알고 쓰는 건지 여러 가지를 고려하죠. 그런데 이렇게 사전 점검과 공을 들이다 보면 나중에 또 어떤 식으로든 활용이 돼요. 책의 초안이나 회사 SNS 게시물에 그대로 쓰이기도 하고요.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되는 거죠(웃음).    
김 : 전 2가지를 유의하면서 활동하고 있어요. 첫째는 업무 전문성을 기르는 겁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제가 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건 브런치 팀 합류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어요. 브랜드 마케터로 전업하고 합류했는데, 직무적으로도 팀의 일원으로서도 저 스스로 당당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죠. 두 번째는 공개해도 되는 업무와 공개하면 안 되는 업무를 매 순간 선택하게 되는데요. 이건 어떤 기준이 있다기보다 계속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폴인세미나 라이브 〈직장인의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로 시작하는 법〉

폴인세미나 라이브 〈직장인의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로 시작하는 법〉

두 사람은 오는 12일 오후 8시 폴인세미나 〈직장인의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로 시작하는 법〉에서 60분간 퍼스날 브랜딩 노하우를 들려줄 예정이다. 세미나는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www.folin.co)에서 신청 가능하다. 폴인 멤버십 회원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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