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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구하라!" 中, 13층 돼지 호텔 건설한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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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이후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해당 연도에만 돼지 7억 마리를 도살처분 해야 했다.
세계 최대 양돈 국가인 중국은 첫 발병 후 2년 동안 전체 사육 돼지의 절반 정도가 폐사해야 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

중국의 돼지 사육 농가 ⓒ연합뉴스

중국의 돼지 사육 농가 ⓒ연합뉴스

돼지는 중국의 주요 육류 공급원이다. 전 세계 돼지 절반가량을 사육하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 내 일상 소비재의 대표적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돼지고기다. 이처럼 돼지는 중국 식량 안보의 기둥이다.

그러나 2021년 현재까지 총 11건의 바이러스 사례가 보고되어 2000마리 이상의 돼지가 도살되는 등 바이러스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7월 중국 농무부는 밝혔다.

경미한 증상을 유발하고 잠복기가 더 긴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균의 출현 등으로 양농업계가 긴장하자 중국 당국은 본격적인 돼지 바이오 보안(동물이나 식물의 질병 확산을 막는 것) 강화에 나섰다.

ⓒ로이터

ⓒ로이터

중국 남부에선 1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콘도 스타일의 복합단지에서 사육될 예정이다. 총 13층의 높이로, 수직 형태로 구성된 돼지 농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되고 보안 카메라, 사내 수의학 서비스가 돼지들에게 제공된다. 세심하게 준비된 식사까지 완비되어 있어 이른바 '돼지 호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바이두

ⓒ바이두

'돼지 호텔'의 이 거대한 수직 농장은 중국 육가공업체 무위안 식품과(牧原食品) 중국 사료업계 최강자 신시왕그룹(新希望)이 건설 중이며 완공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사람들의 반대로 돼지 농장의 규모에 제한이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양돈장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즉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신시왕그룹은 수직적 건물의 확장은 같은 수의 돼지를 사육하는 기존 농장보다 농지 사용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일부는 산 위에 지을 수 있어 위치 측면에서 유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시왕그룹이 완공한 핑구구 스마트양돈장. ⓒ신시왕그룹

신시왕그룹이 완공한 핑구구 스마트양돈장. ⓒ신시왕그룹

건축 예정인 돼지 호텔 외에도 신시왕그룹은 최근 베이징 동푸 핑구(平穀)구에 축구장 20개 크기의 5층 건물 세 동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연간 12만 마리의 돼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베이징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양돈장으로 꼽힌다.

담당 감독관에 따르면 이곳에는 동물의 발열, 공기 여과, 자동 급식 및 소독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로봇이 있다. 돼지 호텔의 폐수는 인근 과수원에 관개하는 데 사용되며, 고형 폐기물은 비료로 변한다.

신시왕그룹이 건설한 양돈장. ⓒ바이두

신시왕그룹이 건설한 양돈장. ⓒ바이두

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직원들은 생물 안전 실험실에서 일하는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시설에 출입시 샤워를 하고 환복을 해야 하는 등 생물 보안 관리에 열을 가하는 모습이다.

일부 농장은 직원 기숙사를 건설해 직원의 외부 접촉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영국 컨설턴트 Gira의 육류 책임자인 루퍼트 클랙스턴은 "중국은 유럽과 미국의 모범 사례를 모방해 생물 안보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이 100년이 걸릴 일을 중국은 20년 만에 해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로이터

이처럼 중국의 대규모 양돈장의 증가는 중국 식생활 변화를 반영한다. 급속한 경제 발전과 수입 확대로 중국의 14억 인구가 육류, 계란 및 기타 동물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며, 동물 생산 강화를 촉진한다.

미시간주 대학의 식품농업경제학부교수 데이비드 오테가는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 국가이다. 그 변화가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며, 돼지고기 사업 재건하는 것은 정부의 국가적 우선순위다"라고 밝혔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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