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도 똑같이 맞춘 고양선, 그래도 서울까진 한방에 못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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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선은 부산지하철 4호선처럼 고무바퀴로 운행될 예정이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고양선은 부산지하철 4호선처럼 고무바퀴로 운행될 예정이다. [사진 부산교통공사]

 고양선은 고양시청에서 창릉신도시를 거쳐 새절역(서울지하철 6호선)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14.5㎞의 경전철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창릉역 추가 신설과 함께 3기 신도시인 창릉지구의 핵심 교통대책 중 하나다.

[이슈분석] #예타통과 고양선, 고무바퀴 채택 #직결 대상인 서부선과 방식 맞춰 #하지만 서울시는 평면환승 고수 #"자칫 공철ㆍ9호선 사례 되풀이"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고양선은 지난달 사업의 주요 절차인 공기업예비타당성조사(공타)를 통과했다. 기본계획 수립과 기본설계·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2029년께 완공이 목표다.

 고양선은 열차 바퀴가 쇠가 아닌 고무타이어로 된 '고무차륜' 방식을 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부산지하철 4호선과 의정부경전철 등이 고무차륜으로 운행되고 있다. 또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의 신림선 경전철도 같은 방식이다.

 고무차륜 차량은 오르막을 오르는 등판능력과 가·감속, 곡선구간통과 능력이 철제차륜(철 바퀴) 차량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선이 고무차륜을 택한 건 무엇보다 서울 경전철인 서부선과의 직결을 의식해서다.

국토부는 2019년 고양선과 서부선 직결 계획을 밝혔다. [자료 국토교통부]

국토부는 2019년 고양선과 서부선 직결 계획을 밝혔다. [자료 국토교통부]

 서부선은 새절역~신촌~여의도~서울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길이 16.2㎞의 경전철로 지난 5월 두산건설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28년께 완공 예정인 이 서부선이 고무차륜 방식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서부선과의 직결이 우선 과제인 고양선으로서는 다른 차륜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선이 고무차륜인데 고양선이 철제차륜 등 다른 방식을 택한다면 애초부터 직결 운행은 물 건너간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토부는 2019년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부선과 고양선의 직결 및 급행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노선이 직결되면 고양시, 특히 창릉신도시에서 신촌·여의도 등 서울 서부권으로 환승 없이 한 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부선 노선도. [자료 서울시]

서부선 노선도. [자료 서울시]

 이런 계획에 따라 바퀴까지 서부선과 똑같이 맞췄지만, 직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가 직결에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시계 외로 도시철도나 광역철도를 연장할 때는 환승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장 운행에 따른 추가비용을 대부분 서울시가 떠안아 온 탓에 재정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서부선과 고양선을 직결해봐야 사업비와 운영비만 더 들어갈 뿐 서울시로선 실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결이 아닌 평면환승이 원칙이다. 사고와 고장 등 유사시를 고려해도 직결보다는 분리 운영이 더 효율적 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부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고양선 직결을 위한 준비 등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의 1호 민자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극심한 운영난으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가 최근 서울시와 사업 재구조화에 합의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평면환승 개요도. [자료 서울시]

평면환승 개요도. [자료 서울시]

 이 때문에 국토부와 경기도, 고양시 등이 서울시를 설득할 방안을 찾지 못하면 서부선과 고양선 직결은 성사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직결 운행을 위한 추가 공사비와 운영비 등을 적정 수준에서 분담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목적과 승객 편의를 고려하면 직결 운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고양선 하나만을 떼어놓고 보면 그 자체의 기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서부권과 직결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결 대신 평면환승이 될 경우 일반적인 환승 방식에 비해 편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갈아타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적지 않은 이용객의 '환승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는 직결을 전제로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1년째 제자리걸음인 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의 직결 추진 사례처럼 운영비 분담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 성사 여부를 쉽게 장담하긴 어려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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