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려니숲길 옆에 생사초가? ‘킹덤: 아신전’ 촬영지 찾아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1.08.09 05:00

업데이트 2021.08.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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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아신전’은 압록강 일대의 북녁 땅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는 제주도와 새만금 간척지 일대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어린 아신이 생사초를 발견하는 장면은 제주도 머체왓숲길에서 찍었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은 압록강 일대의 북녁 땅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는 제주도와 새만금 간척지 일대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어린 아신이 생사초를 발견하는 장면은 제주도 머체왓숲길에서 찍었다. 사진 넷플릭스

7월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이번에는 공간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역병이 북방에서 기원했다는 새로운 설정 때문이다. ‘킹덤’ 시즌 1‧2가 조선 왕실을 중심으로 그려졌다면, ‘킹덤: 아신전’은 압록강 일대 북녘 땅이 주 무대를 이룬다. 김성훈 감독은 “이전엔 극도로 정돈된 궁궐이 무대였다면 ‘킹덤: 아신전’은 거대한 자연 속에서 잔혹함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킹덤: 아신전’의 무대는 크게 세 곳이다. ‘성저야인(조선으로 이민한 여진족)’이 무리지어 사는 ‘번호부락’, 국경 너머 ‘파저위(파저강 유역의 여진족)’ 진영, 백년간 누구도 들지 못한 비밀의 땅 ‘폐사군’이다. 북방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쪽 끝 제주도와 서쪽 끝 새만금 방조제에서 주로 촬영했다. “비밀 가득한 조선 북방의 스산한 분위기”를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에서다.

‘킹덤: 아신전’ 제주도 촬영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킹덤: 아신전’ 제주도 촬영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생사초 사는 머체왓숲  

전지현의 첫 등장 장면. 이 빽빽한 편백숲도 머체왓숲길에 있다. 영상 넷플릭스

전지현의 첫 등장 장면. 이 빽빽한 편백숲도 머체왓숲길에 있다. 영상 넷플릭스

일단 제주도부터. 어린 아신(김시아)은 폐사군의 후미진 숲에서 죽은 이를 살리는 ‘생사초’를 발견한다. 이 미스터리한 숲이 제주도에 있다. 서귀포 남원읍 ‘머체왓숲길’의 편백숲이다. 머체왓숲은 한라산 남동쪽 아랫자락의 숲으로, 유명한 사려니숲길의 남쪽 입구와 가깝다. 사려니숲길처럼 조록나무‧동백‧삼나무‧편백나무로 숲이 빽빽하다. 탐방로도 조성돼 있다.

전지현의 첫 등장 신. 성인이 된 아신이 능숙한 활솜씨로 멧돼지를 잡는 장면도 이 머체왓숲길 편백숲에서 촬영했다. 폐사군에서 밀렵꾼들이 호랑이를 모는 장면의 침엽수림도 편백숲이다. 남원읍 의귀리 마을(옷귀마테마타운)에 이 울창한 숲이 있다. 머체왓숲길과 가깝다.

비공개 세계자연유산 

제주 선흘리 벵뒤굴 입구. 생사초와 관련한 벽화를 발견하는 장소로 등장한. 사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주 선흘리 벵뒤굴 입구. 생사초와 관련한 벽화를 발견하는 장소로 등장한. 사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죽은 자를 되살리는 풀, 대가가 따를 것이다.”
어린 아신은 폐사군의 한 동굴에서 섬뜩한 상형문자 벽화를 본다. 이 동굴로 드는 장면은 거문오름(458m) 북쪽 기슭의 벵뒤굴(천연기념물 490호)에서 촬영했다. 잡목과 이끼로 뒤덮인 곶자왈 깊숙한 곳에 동굴이 뚫려 있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남다르다.

벵뒤굴은 ‘아스달 연대기(tvN)’ 촬영지기도 하다. 세계유산본부 기진석 학예사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초기 형성 과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연유산”이라고 벵뒤굴을 소개했다. 일반인은 드나들 수 없는 지역이다. 동굴 보호를 위해 출입을 막고 있다. 10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2021 세계유산축전’에서 벵뒤굴과 만장굴 비공개 구간을 일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오름의 비경 

제주도 아끈다랑쉬오름에서는 좀비 호랑이를 쫓는 장면을 찍었다. 가을이면 정상에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뒤로 보이는 산이 다랑쉬오름이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도 아끈다랑쉬오름에서는 좀비 호랑이를 쫓는 장면을 찍었다. 가을이면 정상에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뒤로 보이는 산이 다랑쉬오름이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조선군과 파저위가 좀비가 된 호랑이를 추격하는 억새평원은 제주도 서쪽 구좌읍의 아끈다랑쉬오름(198m)이다. 다랑쉬오름(382m) 옆의 작은 오름이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아끈’은 제주 방언으로 ‘버금가는 것’을 뜻한다. 다랑쉬오름을 올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끈다랑쉬오름을 본 기억이 있을 테다. 정상에서 성산일출봉 방향으로 내다볼 때 바로 아래에 보이는 야트막한 오름이다. ‘킹덤: 아신전’에서처럼 늦가을 무렵 분화구 일대가 억새로 뒤덮인다.

성저야인의 부락이 있던 너른 초원은 사실 승마장이다. 어승생승마장의 목초지에 움막을 지어 세트를 차렸다. 사진 헨리스가든

성저야인의 부락이 있던 너른 초원은 사실 승마장이다. 어승생승마장의 목초지에 움막을 지어 세트를 차렸다. 사진 헨리스가든

어승생악(1172m)은 한라산 북쪽에 자리한 거대한 오름이다. 어승생악 북쪽 자락의 어승생승마장에 아신의 고향이 있다. 성저야인이 머물던 번호부락의 무대를 이곳에 차렸다. 해발 530m에 자리한 거대한 평원에 움막 10여 채를 지어 부락을 꾸렸단다. 움막은 현재 모두 철거하고, 아신이 드나들던 창고 형태 목조건물만 남아 있다. 어승생승마장에서 승마투어(3만5000원부터)와 말 먹이 주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뒤로는 한라산, 앞으로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승마를 할 수 있다.

새만금 초원  

‘킹덤: 아신전’ 속 새만금 간척지의 모습. 사진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속 새만금 간척지의 모습. 사진 넷플릭스

김성훈 감독은 북방의 이미지를 “거대한 침엽수림” “광활함”이라고 요약한다. 거대한 침엽수림은 제주도에서, 광활한 이미지는 주로 새만금 일대에서 촬영했다. 북방의 파저위는 잡초와 갈대뿐인 황무지에 무리지어 사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 무대가 된 곳이 새만금 간척지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의 배후도시용지와 농생명용지에서 주로 촬영했다. 파저위 무리가 말을 끌고 내달리던 벌판도, 전지현이 홀로 누비던 갈대숲도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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