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한 가족] 예민한 방광이 스트레스 주죠? 소변 참기 연습·일지 쓰기 해봐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하루에 평균 8번 이상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이다. 1~2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가고 싶을 만큼 방광이 예민해지는 질환이다. 과민성 방광은 노화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아람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 ‘확찐자’ 같은 신조어가 생기고 있는데 이는 과민성 방광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우울감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비만에 따른 복압 증가는 방광 신경 자극으로 이어져 방광이 더 예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 같은 무더위에 필요 이상으로 수분 섭취가 많거나 커피·탄산음료를 즐겨 마실 때 증상이 심해진다.

배뇨 습관 바로잡아 개선

 과민성 방광의 주요 증상은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함께 참을 수 없는 배뇨감이 나타나는 ‘요절박’,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 화장실에 가다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방광 용적은 평균 400~500mL로, 방광에 300mL 정도 소변이 차면 소변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3∼5시간은 요의 없이 생활하다 잔뇨감 없이 소변을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 환자는 약간의 소변이 방광에 모여도 요의를 느낀다. 소변량이 적어 배뇨 시간이 짧고 잔뇨감·불쾌감이 있다. 배뇨 형태는 서서히 변형되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이어도 본인의 배뇨 형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다.

과민성 방광 놔두면 우울·피로감 커져

과민성 방광 환자는 어디를 가든 항상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두려 하고, 이것이 스트레스·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탓에 피로감도 커진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한밤중에 급하게 화장실을 오가다 넘어져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 때문에 괴롭지만 과민성 방광 환자의 대다수는 질병을 방치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성인의 12%가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데, 이 중 90%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노화로 방광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방치하거나 비뇨기 질환을 앓는다는 수치감 때문에 병원 방문을 주저한다. 김아람 교수는 “과민성 방광 환자는 정상인보다 우울증 빈도가 세 배 정도 높다는 연구도 있다”며 “참을성이 적거나 성격이 예민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민성 방광을 치료할 땐 배뇨 습관을 교정하는 게 먼저다. 잘못된 배뇨 습관을 고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며 배뇨 간격을 점차 늘려 나가는 방광 훈련이 필요하다.

방광 훈련은 소변이 마려울 때 의도적으로 15~30분 정도 소변을 참다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다. 2~3개월 정도면 방광 훈련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소변을 참기 힘든 경우에는 항문 괄약근을 강하게 조이면 도움이 된다.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므로 소변 참기가 수월해진다. 평소 10초간 골반 근육을 조인 후 10초간 풀어주는 운동을 반복하는 케겔 운동법을 하면 골반 근육을 단련해 방광도 건강해질 수 있다.

케겔 운동·변비 치료, 증상 호전 도와

배뇨 일지를 적으면서 자신의 배뇨 습관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본인이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해진 시간에 배뇨하는 시간제 배뇨법도 정상적인 배뇨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기 힘들면 약물치료와 함께 참는 훈련을 해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방광의 미세 수축을 억제하는 항콜린제, 방광의 안정을 유도하는 베타3항진제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하면 방광 내 보톡스 주입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톡스 시술은 6~8개월 약물 복용 없이 효과가 지속한다. 시술 후 소변 보기가 힘든 요폐가 발생하거나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게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장 건강이 방광 건강과 밀접하다는 보고가 많다”며 “변비가 심하면 방광과 뇌의 신경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받기도 하므로 변비가 동반된 환자는 변비 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