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로 튄 전기차 리스크…볼트 리콜에 조단위 실적 줄어드나

중앙일보

입력 2021.08.08 15:34

업데이트 2021.08.08 17:54

지난달 미국 버몬트주에서 충전하던 GM 볼트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이 차량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진행된 소트프웨어 리콜을 끝냈다. [사진 일렉트렉]

지난달 미국 버몬트주에서 충전하던 GM 볼트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이 차량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진행된 소트프웨어 리콜을 끝냈다. [사진 일렉트렉]

글로벌 양산차 기업의 전기차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제너럴모터스(GM)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기차 볼트 EV의 리콜 비용 충당금으로 8억 달러(약 9200억원)를 반영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342억 달러(약 39조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8억 달러(약 3조2000억원)라고 공시했다. 볼트 EV 리콜 비용을 포함한 총 충당금은 13억 달러(1조5000억원)로 1조원을 크게 넘어섰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은 “볼트 리콜 비용이 GM 실적을 주저앉혔다”고 보도했다.

GM “제조상 드문 결함 확인”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충당금은 고객의 안전을 우선에 둔 리콜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볼트 배터리에서 아주 드문 두 가지 결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전기차 안전 확보 대책을 묻는 말에는 “합작사를 통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별도의 품질 검증 프로세스를 마련해 향후 생산하는 배터리에선 충분한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며 “GM 엔지니어들이 화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진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GM이 볼트 EV에 대한 두 번째 리콜을 발표한 건 지난달 말이다. GM 관계자는 “배터리에서 두 가지 제조상의 드문 결함을 확인했다”며 “결함이 있는 배터리 모듈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모듈은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과 열·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정하게 묶어 프레임 형태로 만든 배터리 조립체다.

이에 앞서 GM은 지난해부터 볼트 EV 화재가 잇따르자 소프트웨어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대적인 리콜에 나섰다. 하지만 첫 번째 리콜에도 미국 내에서 볼트 EV 화재가 멈추지 않자 배터리 모듈 교체를 포함한 리콜 계획을 다시 내놨다. 장착된 배터리를 점검한 후 이상 여부에 따라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겠다는 것으로 충당금은 이 과정에 쓰일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판매된 볼트 EV는 7만여 대다. 배터리 모듈을 교체해야 하는 차량이 늘어날 경우 리콜 비용은 급증할 수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InsideEVs)는 “단순 계산으로 볼트 한 대 당 리콜 비용이 1만1600 달러(약 1300만원)”라며 “이렇게 될 경우 이 모델에선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볼트 EV 화재와 관련한 조사를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하고 있다. NHTSA 관계자는 “볼트 EV 뒷좌석 밑에 위치한 고전압 배터리 팩에서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다”며 “주차 시설이나 집으로 불이 옮겨붙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NHTSA는 GM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LG그룹이 입주해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그룹이 입주해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 충당금 반영 따라 실적 하락 불가피 

GM이 2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국내로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배터리를 공급한 LG 측에서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배터리 셀이 아닌 배터리 모듈에서 결함이 확인됐기에 이를 생산한 LG전자가 GM과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고객사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비용 분담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고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충당금을 나눠서 부담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1조11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지만,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영업이익 축소 공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GM이 발표한 충당금을 미뤄보면 LG는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까지 충당금을 쌓을 수 있다. 선례도 있다. 1조4000억원 규모로 보이는 코나 EV 리콜과 관련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3대 7의 비율로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로 갈 수 있는 충당금은 큰 악재이기에 LG 내부적으로 어디서 얼마나 분담할지 조율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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