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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홍빈 대장 영결식…"엄청 추워" 마지막 통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일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 김홍빈 대장을 추모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5일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 김홍빈 대장을 추모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등산 도중 실종된 장애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8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1층에서는 김 대장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김 대장이 조난 이후 위성전화를 통해 국내 지인에게 구조요청을 한 마지막 통화기록도 공개됐다. 김 대장은 "저녁부터 혼자 있었어. 엄청 추워. 엄청 추워"라는 말을 마지막 음성으로 남겼다.

 '열 손가락 없은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영결식이 열린 8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김 대장의 영정과 청룡장이 산악 동료들의 손에 들려 나오고 있다. 뉴스1

'열 손가락 없은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영결식이 열린 8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김 대장의 영정과 청룡장이 산악 동료들의 손에 들려 나오고 있다. 뉴스1

이 음성은 지난달 19일 오전 5시 55분께(현지시간) 국내 지인과 위성전화 통화 도중 녹음된 내용이다. 이 시간은 김 대장이 조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으로부터 5시 55분 후이다. 2분 40여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서 김 대장은 구조요청을 했으며, 비교적 정신이 또렷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장은 이 통화에서 "구조요청. 베이스캠프에 구조요청. 내가 지금 어제저녁부터절벽 끝에 혼자 있어. 혼자"라며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금 캠프 꼴(col)"이라며 위치를 설명한 뒤 "주마가 필요하다"며 장비를 요청했다. 또 "대원이 와야 해"라며 거듭 구조 요청을 했다.

김 대장과 통화한 상대는 "전화기 배터리는 충분해요. 전화기 계속 켜놔요. 몸은 괜찮나요"라고 물었고, 김 대장은 "충분해. 응 알았습니다. 엄청 추워. 엄청 추워. 오케이"라고 말했고, 이것이 마지막 통화가 됐다.

김대장은 8000m급 14좌 봉우리 도전을 마친 뒤 하산길에 실종됐다. 실종 7일만인 지난달 25일 헬기까지 동원해 수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지난 26일 수색중단이 결정됐다.

유족들은 김 대장의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하고 지난 4일 염주종합체육관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김 대장이 등반 때 사용했던 장비를 안치했다. 김 대장의 장례는 산악인장으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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