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홈술만으론 날 수 없는데’ 폭염에도 웃지 못하는 소맥 대장주

중앙일보

입력 2021.08.08 10:00

업데이트 2021.08.24 15:07

왜 이렇게 덥나 했더니 역대급 여름을 지나고 있습니다. 서울의 7월 최고기온 평균은 32도로, 1994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기록! 낮에만 그런가요.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밤잠 설치는 날이 많아졌죠. 장마가 빨리 끝난 탓에 유난히 여름이 길게 느껴지는 듯도. 이런 계절엔 시원한 맥주 한 잔 만한 게 없죠. 맥주회사는 미소를 짓고 있을 거 같은데, 올핸 딱히 그렇지도 않은 모양. 오늘은 하이트진로입니다.

이 더위에 재미를 못 보네, 하이트진로

초강력 거리두기 규제에 업소용 매출 둔화
홈술 증가로 버티기…회복 시점 낙관 어려워
정체된 시장…와인·수제맥주 성장도 부담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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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수도권과 일부 지자체)가 시행 중.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죠. 지난해 시행한 밤 10시 제한, 4인 집합금지 등과 비교해도 훨씬 강력한 건데요. 사실상 식당에 모여 술 마실 생각 하지 말란 의미니까요. 당연히 업소에 술을 공급하는 주류회사도 난감한 처지!

자연히 주가도 주춤. 6월 초 4만원대에 오르기도 했던 주가가 두 달 동안 16%가량 하락해 3만3000원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도 외면. 7월 이후 각각 466억원, 446억원 순매도! 개인만 주야장천 사고 있네요.

식음료주이면서 내수 중심.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종목은 아닙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봐도 2만5000원을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했죠. 2019년 테라 출시 이후 상승했던 주가는 코로나 정점 때 급락(2020년 3월 23일 2만1700원)했다가 단 3개월 만에 4만5000원대로 급등!! 이후 조정을 받고 최근 1년 동안은 계속 3만원대. 지금은? “저가 매수 타이밍” VS “마땅한 상승 동력 없다” 참으로 애매한 상황!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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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국내 최대 주류업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예전 하이트맥주(더 예전 조선맥주)와 진로의 합병으로 탄생했죠.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을 앞세운 소주는 단연 1위. 맥주는 카스(오비맥주)에 이어 업계 2위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스에 한참 뒤처져 있었지만 잘 나가는 테라(공유의 힘!!) 덕분에 격차를 많이 좁혔다는 평가입니다.

하이트진로 매출의 93%는 술! 술을 잘 팔아야 돈을 버는 회사인 거죠. 증권가는 2분기 하이트진로의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10% 이상 줄어들 거로 보고 있습니다. 바닥 같진 않습니다. 거리 두기 4단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3분기 성적표 역시 좋지 않을 거로 보이기 때문이죠. 주류업체에 3분기는 그야말로 대목(더위+휴가 등등)인데, 올해는 물 건너갔습니다.

테라. 하이트진로

테라. 하이트진로

당장 분위기를 바꾸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좀 잠잠해진다면 또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 매우 심각! 약 한 달째 매일 1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니 방역 조치 역시 당장 완화하긴 어렵습니다. 소주, 맥주 다 하지만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소주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맥주보단 소주가 업소용 비중이 크고, 이익률도 좋기 때문에 타격이 작지 않죠.

그나마 다행인 건 홈술 시장이 엄청 크고 있다는 점. 밖에서 못 먹으니 다들 집에서!! 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15일까지 백화점·마트·슈퍼·편의점 등의 주류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3.9%가량 증가! 원래 하이트진로의 가정용과 업소용 판매 비중은 5대 5정도였는데 지금은 7대 3 정도로 바뀌었다네요.

코로나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그나마 주류업계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죠. ‘홈술’ 시장이 커지는 건 달라진 음주 문화나 배달음식 성장 등 여러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는데요. 전체 주류 소비량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어서 가정용이라고 계속 성장할 순 없습니다.

참이슬. 하이트진로

참이슬. 하이트진로

뭐든 B2C로 가면 더 힘든 법. 가정용이 경쟁은 더 치열합니다. 카스와 테라의 광고 전쟁을 떠올리면 아시겠지만, 돈이 많이 들죠. 프로모션도 공격적(요즘은 대면 마케팅을 못 해 돈을 좀 아끼고 있는 중)으로 해야 하고요.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테라 캔(500㎖) 출고가를 15.9% 낮췄습니다. 이러면 좀 더 팔순 있겠지만, 많이 남기긴 어려워집니다.

전체 술 소비량은 정체지만 와인이나 저도주(무알콜 맥주 등) 등의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 전통적인 소주와 맥주의 영역을 조금씩 침범하고 있는 건데요. 편의점과 손잡고 수제 맥주도 쑥쑥 크고 있습니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대에서 지난해 3% 정도로 상승!

태국에서 잘 팔리는 소주. 하이트진로

태국에서 잘 팔리는 소주. 하이트진로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업소용 실적은 차츰 회복할 겁니다. 지금을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근거 중 하나죠. 하지만 안 먹었던 술 몰아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겁니다. 장기적으로 주류 시장 자체가 큰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도 시장 변화에 잘 대처하는 듯하네요. 하이트진로는 일찌감치 발포주(맥아 함량이 낮음) 시장에 진출해 필라이트가 1위를 달리는 중. 왠지 남 일 같은 와인 사업에도 적극적인 편. 이미지 변신도 잘 하고 있는데요. 정체된 소주 시장에서 진로이즈백 브랜딩에 성공했고, 테라는 회사를 적자의 늪에서 건져내는 동시에 카스의 대항마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출(과일 소주가 잘 팔림)도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국내 TOP은 맞는데, 주류 시장의 미래가 좀…

※이 기사는 8월 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 https://maily.so/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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