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가상 세계의 빛과 그림자…중독·현실도피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2021.08.08 10:00

[더,오래] 박세인의 밀레니얼 웰니스(13)  

‘메타버스' 가 VR과 AR,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떻게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 경제와 사회뿐만 아닌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사진 unsplash]

‘메타버스' 가 VR과 AR,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떻게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 경제와 사회뿐만 아닌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사진 unsplash]

아리아나 그란데가 콘서트를 열었다. 놀라운 것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런던이 아닌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게임 세계 안에서 팬들과의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트래비스 스캇이 작년 4월 포트나이트에서 공연을 했었을 때 만해도 나는 피식 웃으며, ‘게이머들만 보겠군’ 생각했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매섭게 떠오르며 가상 세계에서의 시간이 사뭇 진지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가상세계에서의 건강함은 무슨 뜻일까?

매일경제신문 시사용어 사전은 ‘메타버스’를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아직 완성된 ‘메타버스’플랫폼 및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페토’·‘포트나이트’·‘동물의 숲’처럼 게임의 틀을 넘어 여러 활동을 담은 가상 세계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활동이 가능한 이 공간에서 나의 아바타도 활동한다. 하지만 아직은 나의 아바타가 운동한다고 해서 현실 속 나의 몸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신체적 건강이 아닌 정신적 건강의 측면에선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미 이러한 새로운 세계와의 교류는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메타버스’가 완전히 우리 삶 속에 안착했을 때는 아마도 더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떤 영향이 주고 있을까?

코로나 19로 전 세계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코로나 블루'와 같은 우울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게임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 pixabay]

코로나 19로 전 세계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코로나 블루'와 같은 우울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게임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 pixabay]

같이의 가치

‘동물의 숲’은 소셜 게임이다. 당연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을 만나 나의 친구의 결혼식이나 졸업식에 같이 참석할 수 있다. 가상 공간에서 누군가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의 한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전 세계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코로나 블루’와 같은 우울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많은 연구가 나왔다. 이들은 고립이 불안과 우울증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며, 게임 생태계 내 커뮤니티와의 소통과 활동이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실로부터의 회복

스트레스의 연속인 현실 속 하루하루. 그 스트레스로부터의 회복을 게임 안에서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상 세계 속 게임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후 대처 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 이 경험은 ‘회복 경험’으로 정의될 수 있다. 잠시나마 내 앞에 마주한 문제와 압박에서 벗어나 이 이슈들이 없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뇌와 마음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현실 혹은 비현실

긍정적인 견해 이면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현실이라고 지칭하는 이상,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몰입도가 깊어질수록 중독과 현실도피라는 문제는 존재할 것이다. ‘메타버스’속 세상이, 그 세상 속 나의 모습이, 내가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이라 생각하고 현실과 단절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게임 중독을 겪는 이들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게임에 집착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미 ‘포트나이트 중독증’이라 말이 있을 정도로 게임 속 성취감과 도파민 과다 준비에 취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가상세계가 게임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그만큼의 몰입도가 불러올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변화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모든 변화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의 모습이 있을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 또한 VR과 AR,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떻게 우리 삶에 일부분이 될지 기다려 봐야겠지만, 경제와 사회뿐만 아닌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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