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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은 트럼프에 병풍 주고, 日은 멜라니아에 진주 선물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9년 4월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만났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병풍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9년 4월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만났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병풍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한국은 대통령과 사위를 챙겼고, 일본은 영부인과 최고위 관료의 마음을 사려 했다. 중국은 무역협상 담판을 지으러 가면서 꽃병을 들고 갔다.

美 관보 공개한 2019년 해외 선물 목록 #韓, 트럼프에게 병풍, 사위는 도자기 줘 #日, 멜라니아에게 장식함·진주 귀걸이 #中, 법무부 관료에 버버리 목도리 선물

미국 관료가 해외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 목록을 통해 본 한·중·일 3국의 대미 '선물 외교' 단상이다.

미 국무부 의전국은 지난 5일 연방 공무원이 2019년 해외 정부로부터 받은 '고가 선물(overvalue gift)' 목록을 공개했다.

규정상 2017~2019년 기준 390달러(약 44만원)가 넘으면 고가 선물로 분류되는데, 만약 이를 개인이 소장하고 싶으면 그만한 돈을 내고 사거나 아니면 국고에 넘기게 돼 있다.

韓, 트럼프와 사위에게 예술품 선물  

연방 관보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그해 4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야생 동물 그림이 그려진 네 폭 병풍(Four panel screen with paintings of native wildlife)'을 선물로 건넸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날이다. 의전국은 선물을 받은 이유까지 적었는데 "받지 않으면 주는 사람과 미국 정부에 당혹감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밝혔다.

미 정부는 이 병풍의 가치를 1339.99달러(약 153만원)로 추정했다.

관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선물한 병풍은 국가기록물보관소(NARA)로 넘겨졌다.

문 대통령은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했을 때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에게 도자기 화병(porcelain vase)을 선물했다. 추정 가격은 700달러(약 80만원)로 산정됐다.

이밖에 한국 특허법원은 10월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의 레어너드 스타크 판사를 서울로 초청해 여행경비와 식사, 여흥을 제공했다. 이 '여행 선물'의 가치는 500달러(약 57만원)로 기록돼 있다.

또 한국 육군 강인순 소장은 미 육군 찰스 플린 대장에게 금목걸이 2개를 선물했다. 플린 대장이 선물을 받은 날은 '미상'이고, 가치는 약 572달러(약 65만원)로 추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19년 5월 27일 일본을 방문해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와 만났다. 마사코 왕비는 멜라니아 여사에게 옻칠 장식함과 자신의 사진을 선물로 줬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19년 5월 27일 일본을 방문해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와 만났다. 마사코 왕비는 멜라니아 여사에게 옻칠 장식함과 자신의 사진을 선물로 줬다. [AFP=연합뉴스]

日, 멜라니아 여사에 공 들여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대신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에게 공을 들였다. 마사코 왕비는 5월 도쿄를 방문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일본식 옻칠을 한 장식함과 서명한 본인 사진을 선물했다. 미국 정부는 가치를 약 1130달러(약 129만원)로 봤다.

같은 방문 일정 중에 아베 아키에 총리 부인은 멜라니아 여사에게 2600달러(약 297만원) 상당 진주 귀걸이를 건넸다. 2019년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연방 관보 기록은 없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일 외교를 관장하는 투톱 관료에게는 최고급 위스키를 선물했다. 제품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5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게 8374달러(약 957만원) 상당 고급 위스키를 선물했다. 스가는 이듬해 총리에 선출됐고, 포틴저는 NSC 부보좌관으로 승진했다. 연방 관보는 이 위스키의 처리 절차가 진행 중(pending)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 5800달러(약 663만원)짜리 위스키를 선물 받았다. 일본 쪽에서 준 사람은 특정되지 않고 '일본 정부'라고만 표기돼 있다. 이 위스키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unknown) 국무부가 조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31일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났다. 미국 관보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나흘 전인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꽃무늬 화병을 선물로 건넸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31일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났다. 미국 관보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나흘 전인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꽃무늬 화병을 선물로 건넸다. [AP=연합뉴스]

中, 무역 협상 때 화병 선물

2019년 무역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미국과 중국은 정상급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물 목록도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류허(劉鶴) 중국 경제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협상을 하기 위해 1월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680달러(약 77만원) 상당의 꽃무늬가 들어간 화병을 들고 왔다.

'중국 정부'로만 표기된 공여자가 브루스 슈와츠 법무부 차관보에게 400달러(약 45만원) 상당의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회색 목도리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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