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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85세 생일날 숨진 유명 작가…범인은 이 안에 있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현예슬의 만만한 리뷰(115) 영화 ‘나이브스 아웃'

셜록, 코난, 아가사 크리스티, 히가시노 게이고, 정유정…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니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아실만한 이름일 텐데요. 그중에서도 영국 BBC 드라마 중에서 한국 팬이 가장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셜록’은 제 최애 입니다. 이 드라마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셜록 홈스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실제 셜록이 있다면 정말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착붙 캐릭터를 보여줬죠.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이런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미 봤을지도 모를 영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007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사설탐정으로 등장하는 영화 ‘나이브스 아웃’ 입니다.

이 영화는 장르물 중에서도 ‘한편의 잘 짜인 추리 소설을 영상으로 본 것 같았다’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라인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추리물이라면 반드시 등장하는 ‘반전’을 잘 포장하여 이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까지도 사로잡았는데요. 오늘은 저와 함께 셜록과 왓슨이 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할란 트롬비(크리스토퍼 플러머 분)는 85세 생일날 밤 숨진 채 발견된다. [사진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할란 트롬비(크리스토퍼 플러머 분)는 85세 생일날 밤 숨진 채 발견된다. [사진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할란 트롬비(크리스토퍼 플러머 분)는 가족들과 즐겁게 85세 생일 파티를 즐긴 그 날 밤 숨진 채 발견됩니다. 그날 참석했던 가족과 간병인, 가사도우미 모두 용의 선상에 오르게 되는데요.

경찰이 용의자 한 사람씩 탐문하는 와중 저 뒤편에서 그들을 조용히 관찰하던 이가 있었습니다. 미제 사건을 처리해 유명해진 르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 분). 탐정이죠. 누군지 모를 의뢰인에 의해 저택으로 초대된 그는 경찰과는 별개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한편 할란이 죽고 난 후 ‘지금까지 가족들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해왔던 것들을 일절 끊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권한과 집 등 모든 재산을 간병인이었던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 분)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공개되었는데요. 그에게 의지하고 있던 가족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트롬비가의 가족들. 할란이 죽고 유언장이 공개된 이후 가족들은 충격에 빠진다.

트롬비가의 가족들. 할란이 죽고 유언장이 공개된 이후 가족들은 충격에 빠진다.

평소 지병이 있던 아버지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유언장을 작성했다, 마르타가 아버지를 유혹해 재산을 넘겨받았다는 등의 추측성 폭언을 퍼붓기 시작하며 마르타가 가로챈 재산을 돌려받으려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는데요. 과연 아버지 할란이 정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맞는지, 아니면 누군가 살해를 한 것인지. 그리고 그 많은 재산은 왜 간병인에게 남긴 것인지.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추리물이니 더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지금 제가 말한 간략한 내용 중에서도 약간의 ‘떡밥’이 존재하니 영화를 보시면서 추리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력가의 죽음, 그의 유산, 그 유산이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타인에게 돌아갔다는 아주 전형적인 클리셰에도 불구하고 개봉 당시 토른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기록했는데요.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그해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작가 조합상, 런던 비평가 협회상에서 각본상과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싹쓸이 하는 바람에 수상하지 못했죠.

할란 사망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설탐정 르누아 블랑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할란 사망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설탐정 르누아 블랑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영화의 막판에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르누아 블랑, 다니엘 크레이그가 어마어마한 분량의 대사를 홀로 이끌어나가는 동시에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그 장면을 보고 나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얼마나 명배우인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블루 아이와 동굴을 파고드는 목소리도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장점이죠.

마지막으로 스토리, 배우 외에 이 영화가 뛰어난 점이라 한다면 미장센과 음악을 꼽고 싶은데요. 극 중 세계적인 작가 할란의 살았던 고풍스러운 저택과 집안 곳곳 돋보이는 독특한 미술품들은 분위기를 압도하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에 현악기를 써 더욱 배가시키는 음악도 집중해서 들어보신다면 영화에 더 푹 빠질 수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라 볼 수 있죠.

흥미로운 소식은 나이브스 아웃의 속편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넷플릭스에서 판권을 사 현재 촬영 중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2편에 이어 3편까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100% 사전제작인 만큼 언제 공개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존버’입니다.

나이브스 아웃

영화 '나이브스 아웃' 포스터.

영화 '나이브스 아웃' 포스터.

감독&각본: 라이언 존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음악: 나단 존슨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상영시간: 13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19년 12월 4일(2021년 1월 14일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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